(5)국가대표 10여명을 키워| 양복점서 번돈 모두 털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경기도 의정부시를 오늘의 「사이클」고장으로 키워온 숨은 주역이 있다. 고익환씨 (51· 의정부시 의정부1동l91 상가 「아파트」 304호) . 그는 「사이클」 선수도 아니고 돈 많은 실업가도 아니다.
그러나 그는「사이클」에 미쳐 20년간을 선수들을 발굴하여 대표선수가 되기까지 갖은 뒷바라지를 다해온 「사이클」 인이다. 고씨가 키워온 「사이클」 선수만도2백여명을 헤아린다. 이 가운데 10여명이 국가대표선수로 뽑혔다.
현 국가대표「팀」「코치」인 안광산씨(42)를 비롯하여 차용산 이기재 이영규 등 전 국가대표 선수 모두 그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성장했다.
특히 현재 국가 대표 선수인 이종문 김영수 장윤호(이상 기아산업)등도 모두 그가 키운 선수여서 9명의 대표 선수 중 3명이 그의 손에서 길러졌다.
고익환씨가 「사이클」 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지난 61년부터. 당시「사이클」의 불모지인 의정부에서「사이클」선수 재1호였던 최치광씨(45·현상업)가 고씨에게 도움을 청하면서부터였다. 이후 고씨는 「사이클」 에 매력을 느껴 헌신적인 선수발굴과 뒷바라지에 나선 것.
양복점과 양화점 대리점을 경영하면서 여기에서 번 돈은 거의 「사이클」 선수의 뒤치다 꺼리에다 썼다. 친구들도 그를「사이클」에 미친 사람이라고 만류했다. 그러나 고씨는 상관치 않았다.
이 같은 고씨의 열성이 인정돼 의정부 「사이클」 연맹전무가 됐고 78년부터는 부회장에 취임했다.
그 자리가 명예스러운 직위 라서가 아니라 한번 심혈을 쏟은 「사이클」 선수 육성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해보고자 하는 욕심에서였다.
『내가 키운 선수들이 국가대표선수로 발탁 될 때가 제일 기쁘며 보람을 느낀다』는 고씨는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 넉넉히 도와주지 못할 때가 가장 가슴 아팠다』 고 말한다.
현재 의정부중·고 선수를 비롯, 30명의 선수들을 들보고 있다.
『서당개 3년에 풍월을 읊는다 듯이 이제 저도「사이클」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 못지 않게 잘 알게됐다』 고 말하는 고씨는 『누가뭐래도 영원한 「사이클」 인이 되겠다』며 밝게 웃는다. <조이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