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은 스스로 지키자"|작곡가들 레코드사 설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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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작곡가 길옥윤·박춘석씨가 지금까지 등한시되어왔던 『가수·작곡가·작사가 등 창작인들의 저작권 확립』이란 회사설립 목적을 내세워 문공부에 「레코드」회사 등록을 신청, 「레코드」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창작인을 보호하는 저작권 문제는 기회 있을 때마다 거론되어 왔으나 아직까지 잘 지켜지지 않은 채 창작인들만 피해를 보아 오고 있는 실정. 따라서 길·박씨가 내세운 『창작인의 저작권 보호』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일선 음악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길·박씨는 직접 작사·작곡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이라 저작권제도가 허술, 창작인이 얼마나 큰 피해를 보고 있는가를 실제로 체험해온 처지.
현재의 저작권법은 법 자체가 미비한데다 그나마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가수·작곡가·작사가들은 노래의 「히트」와는 관계없이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레코드」회사들이 신경을 쓰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만약 길·박씨의 회사설립이 실현될 경우 이들 수준으로 저작권법을 지켜야 할 뿐 아니라 인기가수나 유명작곡·작사가들이 이 새로운 회사에 몰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레코드」회사들의 타격은 당연히 예상할만한 일이다.
현재의 「레코드」회사와 가수·작곡·작사가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전속계약으로 맺어져 있다. 그러나 전속계약은 일방적으로 「레코드」회사측에 유리하게 짜여져 적당액의 계약금만 받을 뿐 「레코드」판매량과는 관계가 없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디스크」가 수만·수십만장씩 팔려도 약간의 「보너스」뿐 계약상 얼마를 받는다는 명문이 없다.
이번 길·박씨는 「레코드」사 등록신청과 함께 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창작인들의 저작권 세목을 밝혔다.
만약 이들의 회사가 문공부에 등록될 경우 우리가요제는 저작권 확립이란 새로운 전기를 맞게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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