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을 보며|별을 즐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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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별을 바라보며 별을 노래합니다』관악산 중턱 10여평 크기의 천문 관측소안은 16「인치」대형 망원경을 둘러싸고 천체의 움직임을 살피는 학생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대부분 전문학과 소속이 아닌 학생들로 구성된 서울대「아마추어」천문회는 밤하늘 별들의 운행을 지켜보며 별을 이야기하고 별을 즐기는 별 애호가들의 모임.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 하오5시쯤 모여 기초 이론을 익히고 관측계획을 세운 뒤 밤하늘에 별들이 수를 놓기 시작하는 하오7시30분쯤부터「캠퍼스」뒤 관악산에 올라 9시까지 갖가지 별들의 나들이에 눈을 고정시키고 그들의 속삭임을 엿 듯는다.
직녀성·견우성·「데네브」(제비꼬리) 등 별 이름과「오리온」좌·백조좌·큰곰자리 등 별자리를 확인해가며 계절마다 다른 보습으로 나타나는 큰 질서속의 무한한 변화-별들의 군무를 감상한다.
파랑·삘강·노랑·흰색 등 색깔에 따라 별의 온도를 재보기도 하고 성운(성운)을「카메라」에 담기도 한다.
여름과 겨올방학 대는 2박3일즘 야외관측을 떠나기도 한다. 지난여름에는 남이섬에서 밤을 새웠다.
올 겨울에는 다음달 7일깨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으로 갈 계획.
79년 발족한 이 모임의 회원은 40명. 회원들은 망원경을 통한 관측 외에도 별에 얽힌 신화·건설을 모집하고 별을 노래한 시와 소설을 읽는 등 별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읽고 이야기하며 자료를 모으기도 한다.
어렸을 때부터 별에 매혹됐다는 신용자양(19·공대1년)은『천체관측은 그 자체의 묘미뿐 아니라 찌들고 탁한 도심에서 벗어나 맑은 공기의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처럼 몸과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 주는 효과도 있다』며『무한한 우주 공간속에 펼쳐진 별들의 세계를 통해 자연의 신비를 배우고 이에 비해 보잘 것 없이 각은 존재인 인간의 참모습을 되돌아보게 된다』고 말했다.
회장 김준형군(22·공대기계 설계과 2년)은「아마추어」천문가로서의 가장 큰 보람은 혜성(혜성)과 새로운 별을 찾는 것이라면서『외국의 많은 천문가들처럼 우리 모임에서도 아직 아무도 모르는 별을 발견해 그별에 우리말 이름을 붙이겠다』고 대만한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6「인치」와 3「인치」크기의 반사 망원경 2대뿐인 현재의 장비로는 취미 수준을 넘을 수가 없는 실정이어서 회원들은 보다 큰 천체 망원경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올해의 가장 큰 소망이라고 했다. <허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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