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에 호황|시 낭송 디스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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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때 몇몇 시인들이 기념삼아 취입했던 시 낭송「디스크」가 새로운 상품으로 등장, 여느 인기 가요곡「디스크」에 못지 게 잘 팔리고 있다. 이렇게 되자 이 연유의「디스크」에 등한했던「레코드」회사들도 제작에 신경을 써 시 낭송「디스크」와「카세트」의「붐」이 일고 있다.
시 낭송「디스크」나「카세트」는 시가 주는 서정이나 낭만파 함께 음악의 아름다움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현재 선 보이고 있는「디스크」나「카세트」는 10여종. 현역시인 56명이 직접 취입한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를 비롯해『명시의 고향』(이상「카세트·테이프」)『음악이 흐르는 사랑의 시』『음악과 시의 남만』『영원한 시간 속에서』『시 낭송집』「소리나는 시집』등이다
이밖에 새로 기획하고 있는 곳이 많아 2월중에 4,5종이 더 나올 예정이다.
이 가운데『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는 우리 나라의 대표적 작품86편이「카세트」4개에, 『명시의 고향』 은 현대시 3백64편, 시조82편, 그리고 세계명시 61편이 15개의「카세트」에 나누어져 실려있다. 값은「디스크」가 l장에 1천2백원 안팎,「카세트」가 1만3천원에서 4만원사이다. 이들 시 낭송「디스크」나「카세트」는 시인 자신들의 육성 외에도 임국희·박??희·이종환·김인순·배한성·김세원·이선영씨등 인기「아나운서」·「디스크·자키」·성우들이 시를 낭송, 감동을 더 해주고 있다.
시 낭송「디스크」나「카세트」는 단순히 시룰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세계의 명곡을 곁들여 시의 감미로운 분위기를 더 해줄 뿐 아니라 음악 자체를 감상하는데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별책으로 해설이 겉들인 아담한 책자까지 끼여 이해를 돕고 있다.
시 낭송은 팔자에 의해 눈으로만 읽던 시와는 또 다른 정감을 주고 있는데, 문단에선 시 낭송「디스크」와「카세트」「붐」이 시의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긴 겨울 밤에 듣는 한편의 시와 음악은 각박한 도시생활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차분하고 풍요로운 정신세계를 제공해 존다』고 한「레코드」기획자는 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일반 기업체에서도 사원 연수교육 때나 점심시간 같은 휴식시간엔 방송을 통해 이 시 낭송「디스크」나「카세트」를 틀어 명상의 시간을 갖게 해 주는 곳이 부쩍 늘고있다.
수록되는 시는 주로 젊은이들이 즐기는 국내외의 서정시들. 국내 것으로는 신석정씨의『임께서 부르시면』,박목월씨의『먼 사람』. 서정주씨의『꽃밭의 독백』. 김남조씨의『너를 위하여』, 김후란씨의『바람소리』. 허영자씨의『임에게』등. 외국 시로는「월리엄·워즈워드」의『수선화』,「에드거·맬런·포」의『애너벨·리』,「메이스필드」의『바다가 그리워』. 「롱펠로」의 『인생예찬』과 『비오는 날』 등이다.<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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