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루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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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전쟁은 수년만에 끝날수있었는데어떻게「베트남」전정은이렇게 길어지는가.
『「베트남」같이 「하트」 (뜨거운)한 전쟁은 「텔리비전」같은「콜 (차가운)·미디어」 앞에선 운명이 뻔하다. 젊은이들은 평화주의때문이아니라「인볼브먼트」(대상에의 몰입)의 고통때문에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었을 때「맥루헌」은 「뉴스위크」지 기자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미국의 젊은이들은 마음의 동수을 요구 하는「텔리비전·미디어」를 통해 매일「베트남」전쟁의 비참성을 체험했다. 그래도 「텔리비전」은 사람의 마음을 냉정하게하는 「미디어」 이기 때문에 흥분은 생기지 않는다. 「하트·미디어」인「라디오」라면 젊은이들을흥분시켜 나라를 위해 총을 잡고 일어나게함으로써 일거에 전쟁을 끝낼 수도 있으련만.
이것이 20세기가 낳은 기발한「미디어」 이론가「허버토·마셜·맥루헌」의 해설방식이다.
「맥루헌」의 장기는 전자「미디어」, 특히「텔리비전」이 현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 멋지게 진단하는경우다. 이것이 또 당대 수많은 비평가들이 「독단적」이라든가 「난센스」라고 비꼬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의 이론적 양간은 『미디어(매체)는 메시지 (부달)다』 라는 명제로 설명할 수 있다. 「메시지」는 『「미디어」에 의해 전달된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는 전달매체 그자체를「메시지」라고 한다. 「미디어」자체가 인간의 사고방식을변화시키고 생활양식마저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현대는 15세기중말「구텐베르크」의 인쇄술발명이래 계속돼온 활자「미디어」 가 「텔리비전」기타 전자「미디어」에 의해대치되는 시대라는 설명이다.
새로운 「테크놀러지」의 시대, 특히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러지」시대에 들어가면,「구텐베르크」시대 즉「메커니컬」시대는 종신을 고한다.
이 대혁명기에 인간이 어설쭐모르고 암중모삭하며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인쇄문화는 한마디로 「시각문화」다. 그러니까 「시각문화」에서 자란 사람은 「햄릿」처럼 지식과행동사이에서 방황한다.
이에 비해 오늘날 「텔리비전」시대에 자란 사람은 귀와 몸으로수용하며 느낀다. 생각할 틈도없이당장 행동을 일으킨다.
그의 주제 『미디어의 이해』는바로 활자형인간에 대한 결별서이며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인간퇴형과 작별하는 이야기다. 영감적·운동적으로 느끼는 인간의탄생기다.
그러니까 그의 강의나 이론전개 또한논리적일수 없다.
언젠가 한 수강자가 『오늘 강연에서 28번이나 모미적인 말씀을 하셨읍니다』하고 빈정됐지만 그는 천연스럽게『당신은 아직 활자시대 사람이구먼』하고 대답했다는일화조차 있다.이런「커뮤니케이션」이론가「맥루헌」이 구랍 30일 세상을 떠났다.
「아인슈타인」 「프로이트」와 함께 20세기의 대표적사상가로까지허상원 그의 사거가「텔리비전」재고시대를 맞은 우리에개 새삼감교를 새롭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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