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 성 묘사 지나친 건 피하도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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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며칠 전 나는 길에서 매우 충격적인 현장을 목격했다.
이름난 여배우가 알몸인 상반신을 뒤로 젖히고 눈을 꼭 감은 채 황홀경에 빠져있었고 그 위에서 남자배우가 그녀의 목을 빨아대고 있는 국산영화「포스터」를 책가방과 신주머니를 든 국민학교 4학년 정도의 꼬마들이 쳐다보면서 킬킬거리고 있었다.
예술적이거나 교육적인 가치는 고사하고 오락적인 가치마저도 없는 무분별한 여성편력이나 남성편력을 과장해서 비곗덩어리의 향연을 벌여놓고서 『인간적인 욕망의 근원을 파헤친 명작』이라는 등 허튼 소리를 늘어놓는 어른들의 장난은 「연소자 입장불가」라는 표지가 붙은 극장 안에서나 같은 부류들끼리 했으면 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영화의 내용이 어떻든 간에 모든 상업광고와 영화관 앞에 붙이는 그림만이라도 청소년들의 건전하고 밝은 정서를 위해 벌거벗고 음란한 모습은 보이지 않기를 바란다. 【배권희(경기도 부천시 소사동 74의 143호·10통6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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