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속에서도 묵묵히 「인륜」을 다한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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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임춘재<여·50·제주시 이도일동 1386>
32세 되던 해 남편 김상종씨(52)가 돈벌러 간다며 육지로 떠난 뒤 소식이 없다. 아들 때문에 충격을 받은 시어머니 부신해씨가 화병으로 병석에 누웠고 74년에는 장남 김은석군(당시 22세)이 한라산에서 조난 당한 동료를 구조하러 나섰다가 숨졌다. 바로 그해 이웃에 살던 친정 어머니 양윤송씨(80)마저 급환으로 반신 불수가 됐다.
제주도의 효부 임춘재씨의 한평생은 실로 감당하기 힘든 시련의 연속이었다.
밤을 지새우는 삯바느질과 두 어머니의 병간호, 그리고 자녀들의 양육과 학비조달로 이어진 인고의 세월 15년. 임씨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돌처럼 모질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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