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잇는 M&A … 한화, 새 옷 입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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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화그룹이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체질을 바꾼다. 비주력 사업은 빨리 팔고, 핵심 사업은 M&A를 통해 단숨에 사업 영역을 넓히는 방식이다. 한화가 미래를 걸기로 한 사업 분야는 석유화학과 태양광, 첨단 소재다.

 한화그룹 주력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은 13일 KPX화인케미칼을 42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KPX화인케미칼은 자동차·신발 등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의 원료인 TDI를 만드는 곳이다. 지난해 매출은 1721억원이었으나 366억원의 적자를 낸 기업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가동률이 낮은 KPX화인케미칼의 3개 공장을 완전 가동해 매출 4000억원 규모로 사업을 키울 것”이라며 “KPX화인케미칼이 보유한 유휴 부지(16만㎡)도 석유화학 사업 확대에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화케미칼은 이 회사에 기초 재료인 염소를 공급해왔기 때문에 이번 인수가 염소를 기초로 한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확대하는 발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은 소비자와 직접 맞닿는 부분까지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날 호주의 태양광 업체 엠피리얼 지분 4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소비자에게 팔고, 주택에 설치하는 일을 주로 하는 곳이다.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제조 과정을 수직 계열화한 한화가 판매 단계로 영역을 넓힌 셈이다. 그룹 관계자는 “일본과 독일, 중동의 태양광 판매·설치 업체의 추가 인수와 발전소 운영 사업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한 태양광 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첨단소재 부문에서는 사업 활용도가 높은 자동차나 필름 관련 기업 가운데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발 빠른 인수를 위한 몸관리도 끝냈다. 한화 L&C는 지난 6월 건축자재사업 분야를 모건스탠리 사모펀드에 3000억원에 팔았다. 건자재를 뺀 첨단소재 부문은 L&C에서 따로 떼 한화첨단소재로 새출발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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