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고향 제주서 창작생활|서양화가 변시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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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대 도시문명을 거부하고 고향인 제주서귀포로 낙향, 뇌리에 깊이 새겨져 있는 어린 시절 전원생활에의 추억을 어루만지며 시골생활을 즐기고 있는 우성 변시지 화백(55·제주대 미술교육과 교수)-.
변 화백은 6세 때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31세에 귀국, 20년 동안의 서울생활을 청산할 때까지 소원했던 서귀포 서홍리의 초가집 생가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76년 귀향한 이래 제주대 강의 때문에 장녀(제주대2년)와 함께 교수「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1주일에 두 번씩 생가에 들려 5백 평 남짓한 조그만 귤 밭을 가꾸며 향토적인 것들에의 무한한 애착을 달랜다.
가장 향토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작품이 될 수 있다고 믿는 변 화백이 즐겨 그리는 작품주제는 초가집·조랑말·까마귀·바다 등 주로 제주도의 토속적인 것들이다.
서울에 있을 땐 비원풍경을 즐겨 그렸고 한국적인 그림을 그리자는 뜻에서「오리엔틀」미 협을 창립(73년), 3회의 전시를 가졌고 현재도 회장직을 맡고 있다.
오는 23일부터 연말까지 제주에서 갖게 될 제4회「오리엔틀」미전 준비에 바쁜 변 화백은 무슨 일이 있어도 주2회 생가를 찾는 일만은 꼭 지킨다. 일본최대의 관전인 광풍회전에서 최고상까지 받고 심사의원을 역임, 국내보다는 오히려 일본에서 더 알려졌고 지금도 해마다 이 전시회에 출품하고 있다. 서울에는 부인과 장남·차녀가 살고 있다. <글=이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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