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의 채점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미국의 사가「슐레진저」가 75명의 역사학자며 평론가들의 의견을 모아「아이젠하워」이전의 역대 미국 대통령들에 대한 채점표를 만든 적이 있다. 여기에는 취임 한달만에 병사한 「해리슨」과 6개월만에 암살된「가필드」는 제외되었다.
이에 따르면 가장 위대한 대통령은「링컨」으로 되어 있다. 그 다음이「워싱턴」이며 그 아래로는「프랭클린·루스벨트」「윌슨」「제퍼슨」의 순서로 되어있다.
한편 평균점도 못 받은 대통령은「테일러」「타일러」「필모」「쿨리지」「피어스」「뷰캐넌」들이었다.
이 채점표의 바닥 첫째는「그란트」였고 둘째가「하딩」이었다.「아이젠하워」는 간신히 평균점을 받았다. 한편「해리스」여론 조사에 의하면「루스벨트」이후의 대통령 7명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루스벨트」였다. 그 다음이「케네디」·「트루먼」·「아이젠하워」·「포드」「존슨」의 순서로 되어있고「닉슨」이 최하위였다.
또한 신념의 강도로는「케네디」가 최고였으며 그 다음이「포드」였고,「닉슨」은 4위였다.
그러나 그「닉슨」은 도덕면에 있어서는 최하점을 받았고 최고점은「아이젠하워」가 받았다.
개성의 매력에 있어서도「케네디」가 단연「톱」이었다. 그 다음으로는「포드」,「존슨」 ,「닉슨」의 차례로 되어 있었다.
「루스벨트」가 최고점을 받은 것은 전체적인 업적면에서였다. 여기서도「닉슨」은 최하였다.
한편「케네디」는 행정면의 실력에 있어서도 최고점을 차지했다. 그리고「포드」와「닉슨」이 최저였다. 그러나 외교면에 있어서는「닉슨」이 최고점을 따냈다.
대체로「해리스」여론조사에 응한 사람 중에 30세 이하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케네디」가 높이 평가되었다. 그런가 하면 50세 이상에서는「루스벨트」의 인기가 압도적이었다는게 매우 흥미있는 일이었다.
이번에 재선에 실패하고 물려나게 된「카터」는 이를테면 국민의 채점표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과목별로 따지자면 아마 그가 합격점을 받은 것은 도덕이었을 것이다. 여기서는「아이크」에 그리 뒤지지는 않을 것이다.
개성의 매력에 있어서도 처음에는「포드」이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레이건」과의「텔리비전」토론 때에 보면 신선미도 많이 사라진 모양이었다.
종합 성적으로 본다면 「카터」는 5위의「포드」위에 올라가기는 힘들 것 같다. 경제면에서나 외교면에서나 합격점을 받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레이건」이 새로이 채점받게 되었다. 그가 합격점 이상을 받을지, 또는 낙제점으로 임기를 마칠지는 미지수다.
제발 그가 훌륭한 성적으로 졸업하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의 성적이 온 세계의 행복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