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악성 임파종은 우리 몸 어디서나 발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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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악성 임파종은 쉽게 말해서 임파조직의 암이라 할 수 있다. 위암이나 폐암 등 대개의 암은 각 장기의 부위나 기능을 생각할 때 일반적인 상식으로도 그 증세를 예측할 수 있다. 예컨대 위암의 경우 소화가 안되고 위에 통증을 느낀다든가, 폐암일 때 기침을 한다든가 하는 증세들이다.
그러나 악성 임파종은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다른 암보다 훨씬 드물어서가 아니라 임파 조직의 복잡한 특성 때문인 듯 싶다.
임파 조직이란 임파구라는 세포가 주성분을 이루며 인체의 거의 모든 부위에 퍼져 있어 소위 「면역 기능」, 즉 외부에서 침범한 병균의 저리로부터 암이 생겼을 때 이에 대한 투쟁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기능을 맡고 있다. 따라서 악성 임파종의 증세 역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 임파 조직이 인체의 거의 모든 곳에 있기 때문에 우리 몸의 어느 부위에서나 생길 수 있다. 가장 흔한 부위는 목 부분·겨드랑이 등으로 이부 위에 임파 결절이 덩어리처럼 만져지며 대개 통증없이 서서히 커진다. 때로는 편도선이 부어서 잘 낫지 않거나 비장이 커져 복부의 좌상부가 부어오르며 가벼운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인체의 표면이 아닌 흉곽이나 복강 내에 국한되어 있을 때는 전혀 증세가 없을 수도 있으며 우연한 흉부 X선 촬영으로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이밖에 임파 조직의 기능 장애로 인한 다음과 같은 전신 증세를 보일 수 있다. 첫째 뚜렷한 이유 없이 열이 나며 간혹 삼한사온처럼 열이 저걸로 올랐다 떨어졌다하며, 둘째 면역기능의 저하로 병균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져 폐렴·뇌막염 등 각종 감염이 잘 되고, 세째 피부의 발진 없이 가려움증을 느끼며, 네째 빈혈이나 출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밖에 피로·체중 감소·식욕 부진·식은 땀 등의 전신 증세를 보인다.
20대 전후의 젊은 층에서는 대개 목 주위나 융곽내의 임파 결절이 커지므로 쉽게 발견되지만 50대 이후에서는 복강내에만 있는 경우가 있어 상당 기간 의심없이 지내는 때가 흔하다.
악성 임파종의 진단에는 매우 중요한 원칙이 있는데, 임상적으로 아무리 의심이 크더라도 조직검사 없이는 절대로 치료에 임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일단 확진이 되면 병이 어느 정도 퍼져 있느냐를 확인해야한다. 특히 「호지킨스」 임파종일 때는 이 과정이 매우 중요하며 이는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검사로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으며 개복 수술을 하여 직접 관찰 후 치료 방침을 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치료법은 형태학적 분류와 침범 부위의 정도에 따라 다르며 방사선 요법과 화학 요법으로 구별된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같은 악성 임파종이라도 병리학적 소견, 전신 증세 등 여러 상황에 따라 완치가 쉬운 경우서부터, 불가능한 경우까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며 대개의 경우 치료에 상당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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