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도 낮처럼 … LG 조명 세계 7조시장 조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LG전자의 플라즈마 라이팅 시스템(PLS) 조명이 지난달 초 남미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수페르리가의 명문팀 ‘산 로렌조’ 구단 홈구장에 설치됐다. 이후 산 로렌조 스타디움의 야간 경기는 기존의 350룩스에서 700룩스로 배나 밝아졌다. 오른쪽은 LG전자의 PLS 조명 제품. [사진 LG전자]

LG전자가 ‘빛’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올 6월 북미 상업용 조명시장 도전 원년을 선포한 데 이어, 최근엔 연 7조 원 규모의 세계 스포츠 조명시장까지 넘보기 시작했다. LG전자는 10일 경기도 이천의 ‘LG챔피언스파크’에 ‘플라즈마 라이팅 시스템(PLS:Plasma Lighting System)’조명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조명은 오는 22일부터 4일간 열리는 ‘LG국제여자야구대회’에서 처음 선보이게 된다. PLS조명이 야구전용구장에 설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PLS조명은 특정 물질이 들어있는 램프에 전기적 자극을 주면 플라즈마 상태에서 밝은 빛을 내는 원리다. 인공적인 빛 중에서 태양광과 가장 비슷하고 깜빡임이 없어, 경기장에서 뛰는 선수뿐 아니라 관중들도 밤 경기를 낮 경기 보듯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LG전자는 관련된 특허만 150여 개를 보유할 정도로 PLS 조명분야에 독보적이다.

 LG트윈스의 현재윤 선수는 “기존 조명 아래에서는 야간에 오랫동안 공을 주고받으면 공이 툭 끊어져 보이는 잔상현상이 생기곤 했는데, 새로운 조명은 확실히 잔상이 적고 눈이 덜 피곤하다”고 말했다.

 PLS조명은 경제성도 탁월하다. 광(光) 효율이 높아 스포츠 경기장에서 쓰고 있는 메탈할라이드 조명과 같은 밝기를 내는데도 전기 요금은 15% 이상 덜 든다. 수명도 길다. 야외에 설치된 스포츠 조명은 외부환경에 따라 수명이 천차만별이지만, 일반적으로 기존 메탈할라이드 조명은 3년마다 한 번씩 램프를 갈아야 하고 필라멘트 전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조명을 껐다 켤 때마다 밝기가 급격히 줄어든다. 이 때문에 3년 정도 지나면 처음 밝기의 70%도 유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PLS는 전극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수명이 다할 때까지 처음 밝기의 9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 덕분에 램프 교체주기는 10년 정도로, 기존 조명과 대비해 최소 2배 이상 길다.

 LG전자의 PLS조명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세계 스포츠 조명시장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터키의 안탈랴 지역 골프장을 비롯해 일본과 브라질에서 PLS조명을 수주하기 시작했고, 지난달 초에는 남미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수페르리가의 명문팀 ‘산 로렌조’ 구단의 홈구장에 PLS조명 90대가 설치됐다. 세계 스포츠 조명시장은 연 7조원 규모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오스람·필립스·GE와 같은 전통 조명업체들이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이대근 신사업담당은 “PLS 조명은 현존하는 야외 조명 가운데 스포츠 환경에 가장 최적화된 차세대 조명”이라며 “지금껏 없었던 신개념 조명 기술로 스포츠 조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 6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4 국제조명박람회’에서 “올해를 북미 상업용 조명시장 도전하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현명한 조명 선택(The Smart Choice in Lighting)’이라는 주제로 상업용 건물의 형광등 조명기구를 대체하는 ‘LG LED트로퍼(Troffer)’를 주요 제품으로 전시했다.

최준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