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에 사람부족...일에 파묻힌 경찰|1인당 관할인구 외국의 2~3배|전체의 50%가 면세점이하의 급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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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장년경찰-.1945년 조국광복과 더불어 태동한 국립경찰이 지난21일로 창설35돌을 밎았다.
국립경찰35년 사는 영욕이 점철된 격동의 세월이었다. 특히 장년경찰이 된 지금까지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 해묵은 과제는 인력 및 장비보장과 대우개선문제.『뛰는 범죄에 기는 경찰』이란 말이 있듯이 범죄는 날로 광역화·지능화하고 있는데 비해 경찰인력과 장비보강은 이에 따르지 못하고 있으며, 대우는 말이 아니다.
국립경찰 35돌을 계기로 인력 및 처우현황과 문제점등을 알아본다.

<인력>
현재 전국의 경찰인력은 일반경찰5만6천4명, 전투경찰 2만2천7백78명 등 모두7만8천7백82명.
창설당시의 3만5천여 명에 비하면 1.3배가 늘었다.
또 경찰기구도 전국1백90개 경찰서에 3천67개 지·파출소로 해방직후의 1백63개서,1천5백96개 지·파출소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경찰 (전경대원제외) 1인당 관할인구수는 해방직후 약6백 명이던 것이 지금은 7백 명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이는 인구증가율에 비해 경찰인력증가율이 그만큼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외국과 비교하면 일본은 5백67명, 서독 3백99명, 영국 3백93명, 미국3백85명, 「이탈리아」 3백44명, 「프랑스」가 2백83명으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적다.
치안본부는 경찰1인당 관할인구수를 일본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당장 2만 여명의 증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있다.
하지만 순경1명을 늘리는데 따른 예산이 연간 약2백 만원으로 2만 명을 동시에 증원하려면 연간 4백억 원이 소요돼 엄두를 못 내고있다.
최근 몇 년간 경찰인력증원숫자를 보면 연간 평균 2천 여명 선에 불과하고 가장 많이 늘렸다는 올해도 일반경찰은 6천40명밖에 늘지 않았다.
이 바람에 지·파출소 경찰관은 하루 12시간이상씩 교대근무를 하고 있으며, 수사 및 대공경찰은 10시간의 일근을 비롯, 하루평균 17∼19시간, 교통경찰관도 하루보통 14시간을 근무, 과로에 시달리고있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외국의 하루 8시간 3부제 교대근무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무거운 근무부담이다.
거기다 각종 중요범죄는 해마다 그게 늘어나고 지능화 해 가는 추세여서 경찰의 업무량은 더욱 과중 된다.
치안본부가 집계한 중요범죄 발생현황을 보면 작년1∼8월까지 강력범은 3천1백50건 (검거률90.9%)이던 것이 올해 같은 기간에는4천5백85건 (검거율92.2%)으로 45.6%나 늘어났다. 또 폭력범은 6만7천5백90건 (91.8%) 에서8만 1천8백32명(91.7%)으로 21.1%,절도범은 5만9천6백91건(62.6%)에서 6만2천2백45건(61.2%)으로 4.3%가 각각 늘었고 검거율은 전년도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

<대우>
경찰관의 이 같은 격무에 비해 대우는 너무나 낮다.
직급별 봉급(가족수당4명까지 1인당5천 원은 제외)을 보면 순경 9만6천5백 원 (초임) ∼11만2천5백 원(5년 경력),경사 12만5천 원(5년 경력)으로 전체경찰의 약50%가 갑근세면세점(5인 가족기준 15만5천 원)이하의 대우를 받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찰관들은 『면세점이하 인생』 이라며 푸념들이다.
또 경위가 12만3천 원(간부후보생출신) ∼18만8천 원(15년 경력) ,경감 16만5천 원∼27만3천5백 원, 경정20만6천5백 원∼33만1천5백 원, 총경이 29만6천5백 원∼35만6천 원이다.
이 바람에 최저생계비에도 미달하는 박봉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거기다 형사요원의 활동비는 서울·부산 등 1급 지의 경우도 월7만원으로 하루 2천3백 원에 불과하고 교통경찰관의 외근수당도 하루 1천8백 원밖에 안 돼 식사대도 안되고 있다.
치안본부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대우로는 경찰의 부조리를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고 말하고 적어도 현재보다 50%정도는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국경찰의 연간인건비는 1천4백억 원으로 50%를 올리려면 무려 7백억 원의 예산이 있어야한다. 따라서 대폭적인 인상은 재정형편상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모든 경찰관들은 당장 큰 폭으로는 봉급을 올리지 못 하더라도 해마다 일반직보다 다소 높은 폭으로 올려줄 것과 경찰의 노고에 대한 일반의 폭넓은 이해가 있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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