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중 7일이 혼탁한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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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기오염도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만 해도 올들어 열흘 중 이례는 대기오염도의 하루평균치가 환경보전법의 기준치를 넘어선 혼탁한 날이고 겨우 사흘만이 맑은 날이라는 것이다.
환경청이 조사한 것이니까 그 신빙도를 의심할 수 없으며 따라서 우리나라 주요 도시들과 공단지대에 「위기경보」가 울린 것만은 분명하다.
대기오염의 주원인은 난방·산업시절·발전설비와 차량에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일이다.
그러니까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는 「에너지」문제와 밀접하다는 것이 드러난다. 바꿔 말해 석유와 석탄소비의 결과로 우리의 생활환경이 말이 아닌 상태에 있다.
석유는 한 방울 나지도 않고 석탄이라고 해야 고작 20∼30년 이내에 고갈될 형편으로 우리의 「에너지」부족은 심각도를 넘고 있는 상태인데, 그나마 이것이 우리의 생활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는데 문제의 복잡성이 있다. 「에너지」와 환경의 확보는 함께 국가의 기본과제요 국민의 중대 관심사임을 모를 사람이 없다. 경제와 국민생활의 질이 함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최근에 와서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에너지」를 우선하고 환경규제는 완화하는 방향으로 나간다고 하나 우리가 이를 그대로 뒤따를 처지는 아니다. 산업화에 따라 「에너지」도 태부족 일 뿐더러 그 「에너지」소비로 결과 한 환경오염·환경파괴의 양상은 오히려 그들보다 더 심각하기 때문이다. 섣불리 「에너지」다, 환경이 다하고 중요도를 앞세워 이자택일 할 입장에 있지 못한 것이 우리다.
그러니까 「에너지」확보에 노력하는 한편으로 환경보전에도 정신을 쏟아야할 입장이다.
석유수입 및 확보가, 대체「에너지」개발이 급무인 것 못지 않게 환경오염방지의 노력이 급한 것이다.
대체「에너지」로는 석유대신 원자력과 석탄, 태양「에너지」와 조력 등이 고려된다.
그러나 석탄은 아황산「가스」·일산화탄소 발생이외에 새로 방사능 대책문제를 제기한다고 한다. 석탄에 포함된 「우란」「트리듐」「라듐」 등이, 그대로 화력 발전소에서 방출되면 주변에 주는 영향은 현재의 원자력 발전소 이상이라고 한다.
또 흔히 무공해라고 생각되는 풍력발전조차 미국에선 저주파 소음발생 문제가 제기되어 야간가동이 중지되고 있다.
그런 만큼 대체「에너지」개발 자체도 문제를 많이 안고있어 기술연구 및 다면적 배려가 더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대체「에너지」개발에 이 같은 어려움이 있다고 이를 포기할 처지는 더욱 아니다.
환경보전 면에선 지금까지 대량오염물질 발생기업이 정부의 집중규제로 공해 방지면에 주의를 기울인다고 하며 매연을 심하게 내뿜는 차량들이 가끔 거리에서 단속되는 것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환경청의 발표에 나타나듯이 우리의 대기오염도는 그같은 규제와 단속의 실을 의심케 하는 단계에 온 것처럼 보인다. 거기에 바로 우리의 어려운 입장이 있는 것을 통감케 된다.
그런 관점에서 정부는 단지 대기오염도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말 것이 아니라 건설적인 「에너지·환경대책」을 강구해야 마땅하다. 공해 방지 면에서 어느 정도 성공한 이웃 일본의 환경청은 이미 「에너지와 환경문제간담회」를 설치하고 우선 대체「에너지」와 환경문제의 접점에 관해 분석·정리 끝에 기술개량의 환경과의 마찰을 줄이려는 적극적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정부의 적극적이고 폭넓은 대책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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