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박영수 서울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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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울시장이 바뀔때마다 하마설에 올랐던 박영수 시장은 할일도 많고 빛도 나지만 구설수도 많은게 시장자리라 걱정이 앞서는 모양이다.
『8백50만 시민이 낸 세금으로 6천억원짜리 살림(올 예산)을 꾸려야 하니 벅찹니다.
도시 개발 과정비를 조화하는 일은 더 어렵지요. 이젠 개발 그만하고 성장의 그늘에 묻힌 저소득층의 생활안정에 모든 행정력을 기울일 때입니다.』
지난 10년간 고도성장의 「드라이브」속에 외면당한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을 돌보는 한편 파해치고 넓힌 구석구석을 잘 다듬는 것이 시정의 당면목요라는 얘기다.
『영세민들에게 돈 몇푼. 쌀 몇되 주는 것이 진정한 구호사업이 월수는 없습니다.
자립할 수 있는 일터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거지에 공해없는 수공업 공장을 세워 영세민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주겠다고 했다.
더우기 영세민 생활안정은 고지사회로 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에 내년부터 길 닦고 다리 놓던 예산도 영세민 생활기반을 닦는데 쓰겠다고 강조한다고 두번씩이나 치안국장을 거친 후 6년동안 최장수 부산시장을 지낸 관록 때문인지 취임 한달반 밖에 안됐는데도 시정 절계에 막힘이 없다.
『집없는 설움, 겪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판잣집이라도 살던집을 헐리면 가슴에 시퍼런 멍이 들고 두고두고 당국을 원망하게 되지요.』
더이상 헐고 넓히는 일 않겠다는 얘기다.
「불도저」나「황야의 무법자」식으로 밀어붙인 왕년의「스타일」을 벗어나 대화를 통해 무리 없이 일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해서 그러지 틈만나면 일선 구청을 들며 지역실정을 둘러보는가 하면 일선동사무소에 예고 없이 들러 민원인들의 불평을 듣는 등 봉화행정에 바쁘다.
『새 종합청사 지어 옮기는 것 급한 일 아닙니다. 시민생활이 안정될 때까지 미뤘지요. 교통난은 지하철 건설로 풀고 1백억원의 빚을 얻어 식수난을 해결할 작정입니다. 일 잘하는 직원 승진시켜 일선동 사무소와 변두리 구청에 배치하면 민원이 잘 해결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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