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찾기」 게시판|연대 국어 운동회, 하루 두 마디씩 소개|농사용어를 우리말로|농진청, 전문가 74명 자문 얻어 새책 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학가에서 「우리말 알기」운동이 일고있다.
연세대 국어운동학생회(회장 손병석·국문학과2년)는 교내 백양로와 학생회관 앞 등 학생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 세곳에 「우리말 알기」 게시판을 세우고 이틀에 2가지씩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을 적고 그 뜻을 풀이해 놓고있다.
한글날인 9일에는 ▲사리물다(이를 악물다)▲살쩍(관자놀이와 귀 사이에 난 털) 등 2개 단어가 선을 보여 도서실에 나온 학생들이 한번씩 읽어보고 지나가 기기도.
자주 사용되지 않는 순수한 우리말을 힘들여 학생들이 욀 필요 없이 강의실을 오가면서 한번씩 읽어서 자연스레 익히는 것을 돕기 위한 것.
회장 손군은 『대학생들이 영어 단어 등 외국어는 열심히 익히고있으나 정각 우리말 익히기는 소홀히 하고 있어 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30여명의 회원들이 매일 모여 한글사전·문학작품·신문·잡지 등에서 가려낸 순수한 우리말을 심의, 게시한다.
최근에는 학생들 뿐 아니라 이른 아침 「캠퍼스」를 산책하는 시민들도 관심을 갖고 게시판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고.
○…「내도복성 (내도복성)」「탈지장 (탈지장)」등 농사에 관련된 어려운 한자용어가 「잘 안 쓰러지는 성질」 「기름 뺀 겨」등 쉬운 우리말로 바뀐다.
농촌진흥청은 71년「한글 농업 용어집」을 펴냈으나 여전히 선뜻 알아보기 힘든 농사 말이 많아 지난해부터 74명의 전문가·교수 등의 자문을 얻어 「알기 쉬운 농업용어집」을 만들었다.
현재 국어 심의위원회에서 심의중 용어집이 확정되면 진흥청은 이를 농업관계기관·각급 학교·농촌 지도자 등에게 나눠 주어 새롭고 쉬운 농사관계 우리말이 뿌리를 내리도록 계몽할 방침이다.
이번에 정비된 내용은▲어려운 전문용어는 없애고 ▲농민지도에 필요한 것만 뽑았으며▲대중화된 것은 한자와 한글을 함께 쓰고▲필요한 용어는 새로 만들었다.
건답직파(건답직파=마른논에 씨뿌리기) 수경 (수경=송이꼭지)등 어려운 말은 없애고 동작(동작=겨울가꾸기) 사경 (사경-모래가꾸기)등은 새로 제정했다.
또 분토(분토-벌러주기)는「나누어주기」로, 객토 (객토-딴흙)는 「보토 (보토)」로 고쳤으며 한자용어지만 널리 알려진 냉해·탈곡 등은 그대로 쓰기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