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심근경새 등을 약으로 치료…미·영서 임상실험 성공, 상품화 서둘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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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람의 몸에서 만드는것과 똑같은 물질을 체외에서 약제로 만들어 협심증·심근경새증·뇌혈전증을 손쉽게 치료할 날도 멀지 않았다.
미국의 「업존」사와 영국의 「월컵」 등 2개 제약회사는 혈괴를 방지해 심장병 등 혈관관계질환을 치료하는 약제를 개발, 임상실험에서 좋은 효과를 얻어 상품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 약이 시판되면 미국에만도 3천5백만명에 이르는 심장마비의 가능성이있는 고혈압 환자들은 큰 도움을 받게된다.
사람의 핏속에는 혈소판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것이 피가 응고되는 원료가 된다. 우리가 혈관에 상처를 입으면 혈소판은 혈괴를 형성, 상처난 구멍을 막아 피가 계속해서 나가는 것을 방지해 준다. 그사이 혈관은 상처를 수리해 원상대로 복구된다.
이렇게 좋은 일을 하는 혈소판이 때로는 상처가 없는데도 피 속에서 제멋대로 헐괴를 만들어 피의 흐름을 막고 결과적으로 심장이나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협심증·뇌색전증 등을 일으킨다.
혈소판이 제멋대로 혈괴를 만드는 이유를 찾던 학자들은 원인물질로 「프로스타글란딘」이 작용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내는 화학물질의 일종으로 여성의 월경에서 혈액응고에 이르기까지 최소한 1천 종류가 각기 다른일을 해내고 있다.
헐괴형성에 관여하는「프로스타글란딘」은 2종류가 있다. 「드롬복세인A2」라는 물질은 혈괴형성을 촉진시키는 것이고「프로스타사이클린」이라는 종류는 반대로 혈관 안벽에 늘어서서 혈괴형성을 방해하는 「프로스타글란딘」임이 밝혀졌다.
정상적인 사람에게서는 이 두가지 물질이 완전히 균혀을 이루지만 노화·동식물 섭취습관 등의 이유로「프로스타사이클린」의 생산량이 줄어들면 혈괴형성을 막지 못해 평상시에도 혈괴가 생겨 동맥파열이나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
이런 사람들은 「프로스타사이클린」이 정제로 시판되면 약을 그때그때 복용해 심장병 및 뇌혈전증세를 예방할 수 있고 위급한 경우에 생명을 건질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혈괴에 의한 심장병 응급환자는 대부분 목숨을 잃거나 또 병원까지 가더라도 숯이 들어있는 기구를 통해 환자의 피를 조금씩 여과시켜 다시 넣어주는 번거로운 치료를 받아야 했고 재발율이 높았었다.
「이코너미스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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