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육 충실화 선행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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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의과대학은 다른대학에 비해 배우는 기간이 길고, 인력양성을 위해 투자되는 비용이 많아 졸업정원제가 될 경우 문제점이 있다』는 건의서가 대한의학협회(회장 문태준)에 의해 문교부와 보사부에 전달됐다.
어 건의서는 지난 8월 교육제도 개편으로 내년도 입학생부터 졸업정원제가 실시될 예정인데에 제도를 의과대학에 도입할 경우, 재원낭비와 인력손실이 따를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의사인력은 의대 6년 이상을 이수해야 하는 관계로 5년, 3년 등 중도에서 그만둘 때는 이에 따른 손실과 수급상의 차질을 가져오고 또 이들 탈락자들의 전과나 전직이 어려워 부정의료행위를 할 소지가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의대만은 처음부터 필요한 인력을 집중교육시켜 가능한 한 모두 졸업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 건의서는 밝히고 있다.
이 건의서는 현재 22개 의과대학에서 매년 1천5백명이 넘는 졸업생이 나오고 있지만 학교간 의학교육의 질적 수준차가 커서 수준이 낮은 의사가 배출되는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의과대학은 기초의학교육을 시킬 교수 요원이 모자라 선진국의 기초담당 교수1인당 의대학생 3,4명의 비율이 4배 이상 상회하는 17·3명으로 나타났고 그나마 2개 의과대학은 기초교육을 위한 교수가 1명도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건의서는 또 우리나라의사 수급상의 문제점을 개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수급조정 건의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의사 1인당 인구수가 80년도에1천5백20명으로 일본의 8백60명, 영국의 7백60명, 「스웨덴」의 6백20명, 미국의 6백10명보다는 적지만 경제수준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라고 말하고 앞으로의 의과대학 증설, 정원확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 줄 것도 아울러 요구했다.
우리나라의 의과대학은 66년도 8개에서 70년도에는 한의과대학 3개를 포함, 2·8배가 늘어난 22개교며, 신입생 정원증가는 14년간 3·2배가 늘어난 2천1백40명이다.
의협은 그밖에 정부가 군립병원을 세워 운영함으로써 도농간의 의료혜택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노력해 줄 것과 앞으로의 의학교육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정부(경제기획원·문교부· 보사부)와 민간(대한의학협회·의과대학교육협회) 등이 공동으로 구성하는 의과대학교육위원회를 설치해 의학교육의 질적향상문제·정원문제 등이 토의돼야 한다고 기구설치를 제의했다.
윤재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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