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중동의 불대통령 선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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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81년3월의 「프랑스」대통령선거전이 9월에 막을 올린다. 총선거를 7개월 남기고 아직 뚜렷한 후보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한때 우리정국의 과열분위기와는 정반대 현상이다. 그리나 후보들이 출마선언만 하지 않고 있을 뿐 가장 자유민주주의적인 5천3백만 「프랑스」인들의 큰 심부름꾼을 꿈꾸는 정치인들은 많다.
얼마 전까지 불공산당 이론가였다가 소련비판의 선봉장이라는 악명 때문에 당에서 제명 당한 「로제·가로디」등 출마에만 뜻을 둔 군소후보들이 요란스럽게 선언하고는 잠잠하며 지난 7월에 「드골」밑에서 국방상·수상을 역임한 「미셸·드브레」가 기선을 잡으려고 선언했으나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지스카르」현대통령과 「미셸·로카르」 사회당중앙위원이다. 유력 여론조사기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지스카르」와 「로카르」가 맡 붙을 경우에만 표를 50%씩 갈라볼 만한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불정계의 사정은 이들이 한관 싸움으로 결판낼 만큼 단순하지 않다. 「지스카르」에게는 「드골」파라는 혹을 달고있다.
야심만만한 「드골」파(RPR=공화국연합) 총수「시라크」현 「파리」시장이 출마한다면 우파표를 갈라 먹게되며 이미 「드브레」가 출마, 「지스카르」를 비판하고 있는 판이다.
「드골」파가 아닌 「지스카르」가 집권 7년 동안 공화당·중도민주파·급진당우파를 규합,불민주연합(UDF)을 키웠지만 「드골」파의 지원 없이는 소수파에 몰려 단독 집권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지스카르」의 강적인 「로카르」의 사회당 사정은 더욱 미묘하다. 우선 「미테랑」당수가 버티고있어 당내 소수파인 「로카르」가 공천을 받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과거에 없던 공산당이「마르셰」당수를 후보로 내세울 가능성이 많아 「로카르」 에게는 『강건너 산』이다. 「마르셰」당수가 나선다면 「로카르」는 「미테랑」이든 사회당후보는 치명상을 입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미테랑」에게 몰표를 주었던 공산당 조직표가 「마르셰」에게 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좌우를 막론하고 총선이 임박함에도 대통령 하겠다고 용감히 나서는 거물이 아직 없는 이번엔 이 같은 집안사정이 눈치를 보게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결국 우파에서 「드골」파의 「드브레」전 수상, 「시라크」현 당수, 그리고 비「드골」파인 불민주연합에서 「지스카르」대통령이, 좌파에서 사회당의 「로카르」아니면 「미테랑」 , 공산당의 「마르셰」등 5∼6명이 「엘리제」대통령궁을 향하는 주자들임이 확실하다. 현재 여론조사기관의 전망으로는 「미테랑」사회당수가 고집을 부려「로카르」를 제치고 출마할 경우 「지스카르」는 『땅 집고 헤엄치기』로 재선될 것이며 설사 「로카르」가「미테랑」의 양보로 대결하게 되더라도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다시 「엘리제」궁의 주인이 될 것 같다고-. 다만 「드골」도 못 채우고 국민투요로 밀려난 14년의 임기를 「지스카르」가 어떻게 요리해 나가느냐가 더 큰 난제라는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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