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파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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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수학에 「카타스트로피」이론이라는 게 있다. 파국의 현상이 언제 다가오는가를 수학적으로 예측해 내는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류 전멸의 카타스트로피(파국)는 서력2천26년11월13일에 온다.
이날 지구의 인구는 2백50억에 이르며 그러면 인류는 질식해 전멸한다는 것이다.
이 계산이 들어맞자면 서력2천년에 세계의 인구는 적어도 70억이 넘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 발표된 「유엔」의 보고서에 의하면 60억밖에 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폴·에리크」박사에 의하면 지구상의 적정 인구는 10억이다. 이것을 이미 1850년에 돌파했다.
사람이 농사를 짓기 시작했을 무렵의 세계의 인구는 2,3백만명 정도였다. 1만년이 지난 그리스도가 탄생한 무렵, 곧 서기 1년에는 2억5천만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그게 2배의 5억이 되는데는 1천5백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다시 그 2배의 10억이 되기까지는 3백50년밖에 안걸렸다. 그리고 20억으로 배증하는 데는 75년이 경과했을 뿐이다.
요새는 세계의 인구가 1분간에 7백20명씩 늘어나고 매일 21만명씩 1년이면 7천몇백만명씩 늘고 있다. 그건 거의 일본의 인구에 맞먹는 숫자다.
이대로만 가면 4백70년 후에는 사람이 발붙여 살 수 있는 땅은 30평방 센티 밖에 안된다.
이렇게까지는 「맬더스」도 예측하지 못했다. 인구는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맬더스」보다 1천8백년이나 앞서서 말한 한비도 그렇게까지는 예견하지 못했다.
먹을게 남아난다 해도 인구가 60억이 넘으면 어차피 살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미국의「G·R·테일러」박사에 의하면 사람이 남으로부터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염려가 없는 거리는 1백36m다. 그걸 도저히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더욱 끔찍스런 것은 60억중의 50억을 개발도상국이 차지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세계의 인구는 인구학자들이 10년전에 경고한 것처럼 늘지는 않았다.
서독·「오스트리아」·룩셈부르크 등은 인구 증가율 제로다.
프랑스는 「마이너스」성장을 하고 있다. 영국·「벨기에」에서는 출산율과 사망율이 맞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들만은 평균 2%이상씩 어김없이 늘고 있다.
그리고 세계의 식량의 3분의2 이상을 60억중의 10억이 차지하게 된다는 것도 틀림이 없다고 그러지 않아도 1분간에 꼭 7명꼴로 굶어죽고 있는 오늘의 세계다. 21세기의 세계는 아무리 따져봐도 반가운 것 같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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