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흰 비단 한 폭이 산허리에…골짜기의 폭음은 천년을 두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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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해를 굽어보며 활짝 날개 펼친 태백이 크게 한번 용트림한 설악. 수천 수만 계곡의 폭포수와 다투듯 펼쳐져 있는 기암과 괴석. 그 오묘한 조화는 지금은「잃어버린 금강산」 몰 되찾은 느낌이다.
○…설악에서도 1천4백마의 초개 봉에서 흘러내린 토왕성 계곡은 토왕성 일영폭포·비룡폭포·선녀탕·육담폭포를 거느린 설악의 동맥.
기암사이를 굽이굽이 돌아 흐르는 계류는 그냥 흐르기 못내 아쉬운 듯 때로는 유유자적 소에 머물렀다 때로는 냅다 곤두박질 급류를 이룬다.
○…선녀들이 훨훨 옷을 벗고 멱을 감았다는 선녀탕에 괸 물이 빙그르르 돌아 여섯 개의 웅덩이를 스치고는 다시 모여 쏟아지는 육담폭포. 골짜기를 울리는 폭음이 천년을 두고도 여전하다.
그 위를 가로질러 아득히 매달린 흔들 다리는 엷은 계곡바람에도 출렁인다.
신선도 오르다 한번 쫌 들러봄직한 절승이 어찌 속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할까.
○…경치에 취해 15분쯤 오르면 승천하는 용이 꿈틀거리는 비룡폭포.
흰 비단 한 폭이 산허리에 비껴선 채 소를 향해 쏟아지는 큰 물기둥은 뽀얗게 물안개를 이룬다.
2km쯤 더 올라가면 마치 은하수가 거꾸로 선 듯한 토왕성 폭포의 장엄함이 발길을 머물게 한다. 여인의 가슴처럼 하얀 바위를 안고 흐르던 석간수가 곳곳에 폭포를 낳아 설악산엔 여름이 없다.

<육당폭포 메모> ▲위치=강원도 속초시 설악동에서 2km(외설악) ▲주위=대청봉·금강굴 흔들바위 등 숱한 명승 ▲교통=강릉·속초에서 설악동 행「버스」수시로 출발 ▲숙박시설=설악산 입구에서 3km떨어진 여관
사진=최재영 기자
글=김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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