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대일 의존적 구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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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과 일본은 ⑴수출 주도형 성장전략의 유사성 ②산업구조의 접근성(우리나라가 일본을 닮아 가는) ③소비구조의 유사성 ④사회·문화적 유사성 ⑤지리적 조건의 동일성 등 여러 가지 요인 때문에 국제무대(특히 수출시장)에서 숙명적으로 경쟁관계에 놓이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은 독자적인 경쟁력 배양을 등한히 한 채 자본·기술·통상 면에서 여전히 높은 대일 의존성을 나타내고 있을 뿐 아니라 기술과 통상 면에서는 오히려 대일 의존이 심화되는 경향까지 나타나 앞으로의 지속적인 고도 성장에 큰 난관이 조성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5일 경제기획원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대일 의존도가 6월말 현재 ▲차관도입의 20·2%(도착기준) ▲직접투자의 52·9%(인가 기준) ▲대외 채무의 19·6% ▲기술도입의 59·0%(건수기준) ▲수출의 23·4%(통관 기준) ▲수입의 35·8% (통관기준) 등 인 것으로 드러나 한국경제전체가 구조적으로 높은 대일 의존성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경제의 이 같은 높은 대일 의존성은 ①세계수출시장에서의 대일 경쟁을 약화시켜 일본을 닮아가며 일본과 유사한 산업 및 수출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의 지속적인 수출 고율 신장을 어렵게 하고 ②만성적인 대일 무역적자를 불가피하게 해 전반적인 성장과 국제수지·물가·고용에까지 어려운 문제를 야기 시키게 하며 ③중화학건설에 필수적인 기술발전이 저해되는 등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은 분석자료에 의하면 국제 분업적인 측면에서 한일양국은 경공업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수평분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중화학분야에서는 수평분업화의 절대치가 기준점인 1·0을 크게 상회, 1· 7 (74∼77년 평균)을 기록함으로써 한일양국이 수직적 분업관계에 놓여 있으며 계속적인 대일 의존과 대일 입초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
특히 일본은 낙후한 복사기술을 값비싸게 팔고 선진 첨단기술의 수출을 막고있으며 투자에 있어서도 노동 집약적이고 단순 조립형인 영세중소기업이나 사양산업·공해산업 등에 중점투자, 건부 평균투자금액이 1백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경제 기획원은 밝혔다.
일본이 특히 기술면에서 대한거래를 인색하게 하는 것은 한국을 세계시장에서의 경쟁 상대로 의식하고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80년대 중반 중화학 기계류 위주의 5백억「달러」수출을 실현키 위해서는 일본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고 대등한 대일 경쟁을 해 나가자면 현재 59·0%에 달하고 있는 기술의 대일 의존을 특히 중점적으로 탈피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하고있다.
전문가들은 기술뿐 아니라 무역과 자본 면에서의 대일 의존을 벗어나기 위해서도 산업 및 수출구조의 전면적인 개편과 기술자립을 위한 획기적인 시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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