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바겐·세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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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상품의 정찰제· 「바겐·세일」 등 상거래 질서도 사회정화차원에서 정립돼야하겠다.
시장·백화점·전문점 할 것 없이 여름철 들어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자구책으로 할인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상인들이 선량한 소비자들을 속여 선전과는 달리 상품 값을 올려 받는 사례가 잦아 정직하고 성실한 상인들의「이미지」를 흐려 놓고 있다.
1주일 전에 서울청계천2가 구두상점이 즐비한곳에서 「바겐·세일」 한다는 광고를 보고 찾아갔다.
상점 진열장 유리문에 써 붙인 『7천 원 균일, 6천 원부터』의 가격표가 마음에 끌렸다.
『7천 원 균일 정리 품』이라고 써 붙인 상점에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구두를 골라 신어보고 가격을 물어보니 1만3천 원이라고 했다. 7천 원에 판다고 선전해 놓고 2배나 비싸게 받느냐』 고 항의했더니 거칠고 빈정거리는 말투로 『1만3천 원 짜리 구두하고7천 원짜리 구두하고 같으냐』 『서울에 살지 않느냐』 는 등 마구 다루어 몹시 불쾌했다.
7천 원짜리 구두를 구경해 보라고 해서 찾아보니 형편없이 오래된 재고품으로 도저히 사 신을 수 없어 그냥 돌아가려고 하자 상인은 아주 듣기 불쾌하고 자존심 상하는 말을 해 큰 창피를 당했다. 이것이 「바겐·세일」 이며 올바른 상거래 질서인가. 소비자를 속이고도 미안하다는 사과 말도 없이 물건을 사지 않는다고 윽박지르기까지 하니 이 같은 악덕상인도 불량배로 단속해야 할 줄 안다.
전영관 <서울 서교동 390의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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