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관광객 몰리는 저우융캉 고향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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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융캉의 고향 집 풍수가 그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그의 출신지 장쑤성 시첸터우촌에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 [사진 뒈웨이]

중국 공산당 기율 위반으로 조사받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고향인 장쑤(江蘇)성 우시(無錫) 시첸터우(西前頭)촌에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저우의 고향 집과 조상 무덤의 풍수가 저우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를 구경하기 위한 사람들이다.

 31일 둥팡왕(東方網)에 따르면 저우는 1990년대 초 중국석유집단의 부총경리로 근무할 당시 유명 스님에게 자신의 관상을 봐달라고 부탁했다. 스님은 “조상 묘와 고향집을 정비하지 않으면 어떤 자리든 평생 2인자인 부(副)자가 붙어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저우는 고향에 있는 조상 묘지를 넓히면서 주변에 있던 뽕나무를 잘라내고 대신 상록활엽 교목인 녹나무를 심었다. 또 고향집 뒤에 있던 연못도 화를 가져온다는 말을 듣고 메웠다.

 이후 저우의 벼슬길은 승승장구해 2007년 국가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올랐다. 그래도 저우는 안심하지 않았다. 2012년 말 상무위원 퇴임을 앞두고 그는 고향집 앞 하천에 물이 흐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새로 하천을 만들어 물이 흐르도록 했다. 집 주변에 물이 흘러야 벼슬과 재물운이 있다는 풍수설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저우가 낙마하자 현지 풍수 전문가들은 두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하나는 저우의 조상묘가 2009년 도굴됐는데 이 여파가 저우 가문의 몰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도굴범은 잡지 못했다.

다른 하나는 자연 풍수에 지나치게 거슬러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는 것이다. 특히 집 주변에 인공 하천을 만든 게 화를 불렀다. 풍수에서 물은 재물 등 복을 가져오지만 자연스럽지 못할 경우 오히려 살(殺)이 된다는 것이 풍수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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