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조던 "아듀 워싱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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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워싱턴 위저즈)의 마지막 홈 경기는 패배였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부 장관이 기립박수를 받으며 등장해 9.11 테러 1주년에 펜타곤에 나부꼈던 성조기를 조던에게 수여하면서 경기장의 분위기는 엄숙했지만 조던의 동료들은 그렇지 못했다.

조던은 37분간 뛰면서 21득점.8리바운드를 올렸으나 팀은 뉴욕 닉스에 79-93으로 완패했다. 위저즈 선수들은 조던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이기려는 의지가 별로 없어 보였다.

결국 조던은 승부가 기울어진 4쿼터 종료 2분2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승부가 결정되는 종료 직전 몇 분간은 조던의 위대함을 가장 잘 보여준 '조던 타임'이어서 그의 퇴장은 아쉬움을 남겼다. 위저즈는 홈 5연패로 공동 9위(37승44패)로 떨어졌다.

이보다 조던의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은 감독과 선수들 간의 반목이었다. 경기 후 위저즈 덕 콜린스 감독은 "날 존중하지 않고 라커룸에서 몰래 나를 욕하는 교활한 선수들이 있었다"며 조던을 제외한 선수들을 비난했다. 시즌 후 이런 선수들을 모두 짐을 싸게 하겠다고도 했다.

시즌 후반 들어 위저즈의 젊은 선수들은 대스타 조던에 반발했다. 조던이 동료들의 부족한 프로 의식을 여러 차례 비난했기 때문이다. 조던은 "내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방해했다는 일부의 비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조던은 17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의 원정 경기에 마지막으로 출전한다.

한편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는 각각 서부·동부지구 1위를 확정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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