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마저 … 갤럭시 쇼크 도미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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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발(發) 실적부진’이 부품을 생산하는 후방 계열사까지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삼성전기는 29일 실적발표에서 올 2분기 매출액은 1조8607억원, 영업이익은 21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올 1분기보다 40.5% 증가했으나 지난해 2분기에 비해서는 90.5%나 줄어들었다. 이는 500억원 안팎으로 봤던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G3에 1300만 화소 카메라를 공급하는 LG이노텍(899억원)보다도 영업이익이 700억원가량 낮은 수치다. 매출액도 1분기보다는 7.6%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2% 줄었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 ‘갤럭시S5’에 1600만 화소 카메라를 납품하는 등 삼성전자가 만드는 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산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중저가 휴대전화의 재고가 늘어난 게 매출 성장세가 약화된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적악화는 삼성전기뿐 아니라 삼성그룹 전자계열사 전체로 번지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 등 스마트폰에 휴대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올 2분기 영업이익(7억원)이 91% 하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약 8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하자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이 줄어든 탓이다.

 갈수록 둔화되는 스마트폰 산업의 성장 추세를 볼 때 전자 계열사의 부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들 전자 계열사의 고민이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는 LG 완제품 이외에도 애플이나 스카이웍스 등 중국 업체에도 카메라 모듈·디스플레이 등을 공급하지만, 삼성 계열사들은 삼성전자 말고는 다른 수요처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최종적인 감사 결과에 따라 인력 재배치, 사업부 축소 등의 후속 조치가 뒤따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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