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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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앙미술대전의 진일보>
올해로써 3회 째를 맞는 중앙미술대전이 1백21점의 입상·입선작명단을 발표, 동양화·서양학·조각 등 3개 부문에서 한결같이 대상을 뽑아냈다.1회 때는 1개 부문,2회 때는 2개 부문에서만 대상을 낼 수 있었지만 이번 제3회 대전에서는 전 부문에 걸쳐 모두 대상 감을 얻을 수 있었음은 진일보의 성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중앙미술대전은 한국미술계의 새로운 민전시대를 펼치게 하기 위하여 중앙일보·동양방송이 77년부터 거액의 기금을 적립해 마련한 것이며, 해마다 참신한 신인발굴과 기성화단을 당년으로 정리하고자 공모와 초대를 병행해 개최하고 있다.
즉 공모전에선 무제한으로 문호를 개방해 창조적 신인들을 발굴, 푸짐한 상금으로서 그 의욕을 북돋워주는 한편, 초대전에서는 40세 이상의 중견작가가운데 1년간의 눈부신 활동을 참작해 오늘의 한국 미술계를 대표하는 본보기로서 제시하려는데 뜻을 두고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미술대전의 의도가 단기간에 성취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너무도 오랜 기간동안 관전적 분위기 속에 안주 해온 미술계가 그 굴레를 일시에 홀가분하게 벗어버리기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민전의 시도 역시 제도적으로 적시 적절하게 완벽한 구심을 다한다는 것은 아직 무리한 요청일는지 모른다.
그러므로 제도의 점진적인 개선과 미술인 들의 열의있는 참여를 통하여 민전은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계 되고, 그래서 한 시대의 미술발전에 절대적인 기여를 하면서 불가결한 존재로 성장하리라 기대하는 것이다.
확실히 우리 나라의 미술계는 근년 그 활동무대의 폭이 넓어졌으며 국제적으로도 진출하는 모습이 현저히 눈에 띄고 있다. 이에 따라 미술께는 종래의 타성과 안이한 제작태도에 멈춰있을 수 없게 되었으며, 또한 해외의 풍조에 건성으로 부동해서도 참다운 창작품이 나을 수 없다는 인식이 절박하게 되었다.
중앙미술대전이 어떤 확일화한 경향을 고집하지 않고 갖가지 자유로운 독자성을 포괄적으로 수용하는 이유는 그러한 한국 미술계의 현실적 여건 때문일 것이다.
특정한 경향이나 유행을 전제할 때 자칫 한극 미술계의 흐름을 오도할 우려를 갖게 된다.
혹은 일정한 유형을 같이하는「그룹」들에 한하여 지원할 때 그것이 의도적인 유도는 가능할지라도 보다 더 독창적이고 본격적인 작품 개발에는 해를 끼치는 요인이 된다.
바꿔 말하면 우리 미술계의 여건은 그간의 오랜 침체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바야흐로 폭넓은 암중탐삭이 절실한 실점인 것이다.
한편 이 미술대전은 신인들의 지속적인 노력과 그 성과를 주지하고있음을 이번 번부에서 보여주었다 할 것이다. 이번 동양화부문의 대상 작은 앞서 1회전 때 장려상을 받은바 있고, 서양화 부문의 대상 작 역시 작년도의 장려상 수상의 역작인데 모두 그 무성이나 기량 면에서 두드러진 발전을 보여 최고의 영예를 차지하게되었다는 것이 지후평이다.
이러한 사실은 이 대전뿐만 아니라 한국 미술계의 앞날을 위해 다행하고 바람직스러운 일이며 모든 젊은 작가들에게 그 같은 분발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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