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가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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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인은 성미가 급하다.
한강에 성과가 눈에 보여야 마음을 놓는다. 그래서 근친안이되는 경우가 많다. 멀리 내다보지를 않는다. 그래서 눈에 뵈는 것 에만 정신을 판다.
그러나 문화만은 당장에 어떻게 되는게 아니다고 학교나 문화단체의 수가 늘었다그 해서 당장에 문화가 달라지고 발전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무가 자라는데는 10년이 걸린다.
사람이 다 자라기까지는 30년을 기다려야 한다.
한 나라의 문화가 자라려면 적어도 50년은 걸린다. 그것을 우리는 자칫 기다리지 못한다.
그래서 책이 많이 나왔다고 자랑하고, 학사 수만 늘었다해서 기뻐한다.
영뚱한 착각이다.
14일로 한국이「유네스코」에가 가입한지 30돌을 맞는다. 6·25동난으로 폐허가된 한국교육계의 재건을 돕고, 한국의 교육자·과학자·문화인들의 국제교류를 드맡다 시피 한것을 비롯, 그동안에「유네스코」한위가 이나라 문화발전에 끼친 공헌은 지대한바 있다. 그러나 당장에 확인할 수 있는 성과를 위해 「유네스크」가 마련된건 아니다.
『인문의 보편성과 위엄성을 확인하는「휴머니즘」에입각하여… 지식을 유지·증대·보급하고 대중교육과 문화보급을 촉진하며, 각 국민의 상호이해와 지적인 교류를 촉진시키는 활동에 협력한다.
「유네스코」 헌장에는 어떻게 「유네스코」의 기능이 밝혀져 있다.
그건 당장에 눈에 뵈는 것들을 박구하자는 것이 아니다. 『한국과 세계를 이어주는 정신문화의가교』작업이란 그렇게 쉬운것도 아니다.
30들이라면 이젠 다 자란 셈이다. 긴 눈으로 다시한번 지난발자취와 앞길을 살펴 볼때도 됐다.
최근에 이르러 국제정치의 격낭은「유네스코」에도 미쳐 이 인도주의적 교육·과학·문화기구마저 자칫 정치생향에 물들게 하고있는 모양이다.
이럴때일수톡 『「유네스코」 활동을 통하여 세계각국과의 협력과 연대성을 강화해야할 필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고 한 당국자는 말하고 있다.
그러자면 법국민적인 참여와 협력이 바람직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그 달영이 너무 폐쇄적은 아니었는지, 또는 그 활동이 너무 눈에 뵈는 것만 쫓는게 아닌지도 한번 점검해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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