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이 부쩍 늘었다. 김광일 교수 「한국문화와 정신질환」논문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가 우울증·성도착·노인성정신병 등 각종 정신질환을 막는 방패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서구문학의 무분별한 도입과 전통문화와의 혼합으로 그 방패가 깨어져 각종 경신질환이 급증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김광일 교수(한양대 의대신경경신과학교실)가 대한신경정신학회에 낸 논문 「한국문화와 정신질환」에 따르면 우리의 전통문화는 대가족제도에 바탕을 둔 사회배경과 상부상조의 의식을 주축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인간정신을 보호·보상하고▲개인적 갈등을 충분히 해소·승화시켜주며▲경쟁적이기보다는 우호적인 심성을 형성해주어 각종 정신질환으로부터의 자연적 우산기능을 수행해왔다는 것.
김 박사의 조사에 따르면 다른 정신질환의 증가와는 달리「히스테리」와 질병 및·화병 등의 문화증후군만이 현재에 와선 오히려 감소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각종 정신질환의 3O∼40년간의 추이변화는 다음과 같다.

<정신분열증>
해방이전에는 흥분과 빈곤망상 등의 간단한 증상위주였으나,8·15해방, 6·25동란 이후에는 간첩·공산당 등과 관련된 피해망상 등으로 다변화됐고 여성에 있어서는 성 개방 물결에 의한 성적갈등의 면이 두드러졌다.

<반사회적인 성격>
전에는 한국청소년의 반사회적 성격이 서구에 비해 비교적 온건하고, 또 비 범죄적 개인적 행동위주였는데 비해 최근에는 범죄적·집단화의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전통적 가치관의 상실▲도시의 산업화▲가족제도의 붕괴 등 사회적 양극화 현상 때문으로 앞으로도 계속 증가되리라 예상된다.

<노인성 정신병>
대가족제도의 붕괴가 가져온 가장 큰 악영향 중의 하나로 60년대 전체정신질환입원환자의 0·5%에서70년대에 3·24%로 급증했다.
아직까지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는 노인 등의 정신장애까지 포함하면 더 늘어날 것이고, 노인경시·핵가족화가 지속되는 한 계속 증가할 것이다.

<우울증>
50∼60년대 전체정신질환입원환자의 5∼7%에 불과했던 우울증환자가 초 년대엔 27%로 증가했다.
이는 핵가족화·고립화·경쟁풍토 등의 문화변천에 크게 기인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