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접종은 너무 빨리 하면 또 맞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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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역은 무덤에 가서도 꼭 앓게 된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홍역 예방접종이 가능해진 후로는 꼭 그렇지도 않게 되었다.
그 대신 봄철에 유행하던 홍역이 이제는 철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홍역은 생후 15개월째에 예방주사를 한번만 맞으면 대개 일생면역이 되지만 홍역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15개월전, 후로는 6∼9개월 사이에도 맞아야 할 경우가 생긴다.
신생아는 생후 4∼5개월까지 모체로부터 받은 면역체때문에 홍역에 걸리지 않으나 5∼6개월이 지나면 면역체가 줄어들어 환자와의 접촉으로 병에 걸릴 수도 있다. 이 때문애 홍역이 유행할 때는 미리 접종도 하는데 너무 일찍 접종하면 면역체가 불완전하므로 15개월 전후에 다시 예방접종을 해줘야 확실하게 된다.
홍역의 증상은 발병초 2일간은 37·5∼39도의 높은 열과 기침이 나고 목구멍이 빨갛게 되는데 이때는 감기나 편도선염 증상과 비슷하여 진단이 어렵다.
3일째가 되면 아침에 열은 내리는 듯 보이지만 콧물이 나오는 것은 전과같고 눈에 충혈이 오며 입안 점막이 빨개지거나 빨간 반점이 생겨 홍역임을 확실히 알게 된다.
4일째가 되면 얼굴이나 목에 발진이 나타나고 하루 동안에 가슴·등·배로 퍼져 5일째는 온 몸에 발진현상을 보인다.
이렇게 발병 4∼5일째가 되면 열이 높아지고 기침·재채기도 심하게 되며 눈이 부셔지는데 이때가 가장 어려운 시기로 이 고비를 넘기면 회복 단계에 접어든다. 환자는 열이 내리고 입맛이 돌아오며 기분도 좋아지게 되고 발진도 나타난 순서대로 없어진다.
만일 발진이 나타나고 2∼3일이 지나도 열이 내리지 않고 호흡이 가빠지며 어린이가 괴로와하면 폐렴이나 기관지염의 합병증을 의심하게 된다. 또 홍역은 잠복되어 있는 결핵을 악화시키므로 결핵조사를 통해 조금이라도 의심이 가면 곧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홍역은 특수치료가 없고 간호가 중요한 역할이 된다. 열이 내릴 때까지 환자를 조용히 뉘어두고 방안은 섭씨 20도 정도를 유지하며 강한 광선이 들어와 눈을 자극하지 않도록 한다.
혼히『홍역에는 바람을 쐬지 말라』 『차게 하지 말라』는 등 말이 많지만 어느것이든 지나치지 않으면 다 좋다. 환자가 좋아한다면 열을 내리게 하기 위해 차게 해주어도 무방하다. 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식사는 처음에는 유동식을 준다.
홍역 중에 폐렴이나 기관지염·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생겼을때는 항생제를 투여하게 된다.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어린이가 환자와 이미 접촉했을 때는「감마·글로블린」 등을 주사해서 증상을 가볍게 하거나 막아주는 데 그 이유는 홍역「백식」은 접종 후 1개월이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 때도 「감마·글로불린」은 일시 효과밖에 없으므로 3개월후쯤 다시 홍역 예방접종을 해야 완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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