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통령의 중동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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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최규하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공식방문은 한국의 국가원수로서는 최초의 중동국가순방이란 점과 날로 더해 가는 중동의 국제적 비중에 .비추어 그 의의가 자못 크다 할 것이다.
최대통령은 두 주요 중동국가를 방문하여 이들 국가와 우리나라의 공동관심사에 관해 광범한 의견을 교환하고 정치·외교 및 경협 관계의 보다 더 긴밀한 유대를 실현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두 나라는 중동의 회교권국가 가운데서도 지도적인 위치에 있으면서 비동맹회의에서는 항상 우리나라를 지원해주고 있는 친밀한 우방들이다.
온건하고 친서방적인 두 나라의「이미지」 는 우리에게 훌륭한 선진국으로 투영되고 있다.
또한 국제경제상으로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에서도 발언권이 강한 최대산유국이지만 온건파의 주축이 되어오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신망을 모으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중동의 두 나라가 한국의 국가원수를 공식으로 초청한 것은 전통적인 친교관계를 더욱 두텁게 할 뿐만 아니라 상호간의 이익과 번영을 증진시키는 역사적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사실,「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는」 우리의 비동맹외교를 측면에서 지원한다는 외교 전략 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 경제적으로는 우리 원유 도입 량의 85%를 이들 두 나라에 의존하고 있으며 해외건설수출의 주 시장 일뿐만 아니라 수출시장으로 서도 해마다 그 몫이 커지고 있다.
「오일· 쇼크」 이후 중동산유국의 석유지배권이 강화되면서 우리의 우유확보는 거의 전적으로 이들 두 나라의 정책결정에 의해 좌우될 만큼 절대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경도다.
해외건설 시장 면 을 보면 지금까지 우리건설업체가 수주한 2백50억 「달러」중, 68%인 1백70억 「달러」 는 「사우디아라비아」 에서, 2O억 「달러」 는 「 쿠웨이트」에서 획득한 것이었으며 그에 따라 약 10만 명의 우리나라 건설요원들이 두 지역에 나가 있다.
수출 면에서도 79년 기준「사우디아라비아」 가 우리의 수출상대국순위 4위,「쿠웨이트」가 9위에 오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부터 생각해야 할 것은 국가 간의 경협 확대는 일방통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 동안 우리는 두 나라에서 토목공사 등 건설용역으로 많은 외화를 벌어왔지만, 그 나라가 점차 국내업체 우선으로 정책을 선회하게 되는 현장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깊이 음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자국 국민의 이익이나 자국의 경제개발계획에 합치하는 해외건설 용역의 도입을 두 나라가 진지하게 검토하고있다는 조짐은 아닐까.
「사우디아라비아」 나 「쿠웨이트」는 다같이 81년에 끝나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신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기간 중 그들이 역점을 둔 분야는 유전의 자력개발에 이어 운수·통신· 주택 등 사회기반확충이었으나 앞으로의 새로운 경제개발계획부터는 발전과 각종 「플랜트」 건설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진출방향도 지금과 같은 토목공사위주에서 기술합작형태로 전환해야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경우에도 염두에 두어야할 것은 두 나라가 추구하는 경제개발단계에 맞추어 각기 해당국가의 국익에 순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두 나라는 주변국제정세의 급변에 임해서 국가의 안전보장에 최대의 주의를 쏟고 있다는 것에 유의하여 우리가 협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하는 데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최대통령의 중동순방이 당사국간의 우호를 한층 더 굳게 다지기를 다시 한번 바라면서 나라사이의 교류는 성실 과 신의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새삼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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