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차원 넘어서|외교적 처리 불가피|9,10호기 수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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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화 23억「달러」,우리나라 돈으로 1조3천억원이 넘는 원전 9,10호기 수주전이 한창이다.
원전 9,10호 수주전에는 미국의 「웨스팅·하우스」사와 현재 사절단으로 방한중인 「프랑스」의 「프라마통」이 선두를 달렸는데 미국의「배브콕·앤드·윌콕스」사까지 뛰어들어 공개적으로 삼파전이 된 것이다.
이 밖에도 미국의 CE·GE, 「스위스」의 BBC, 서독의 KWU, 일본의「미쓰비시」· 「히따찌」 등도 응찰할 계획으로 있어 수주전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싸움은 역시 미·불전으로 좁혀져 가는 느낌이다. 미국의「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카터」대통령까지 동원돼 7,8호기를 따낸 것을 비롯 5, 6기를 수주한 실적과 경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내세워 9,10호기도 달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
이에 대해 「프랑스」는 「지스카르·데스탱」대통령 친서와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동원, 이번에는 꼭「프랑스」가 따내겠다고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는 또 공개적으로 핵기술의 독자적인 개발, 동구 및 「아프리카」· EC에서의 한국 통상 지원 등을 내세우고 있다.
당초 원전의 주무부서인 동자부와 건설 회사인 한전은 원전 건설은 경제적 측면과 기술면만을 고려해 반드시 국제 입찰에 붙여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따라 금년 5∼6월에 각국에 입찰 안내서를 보내고 늦어도 연말까지는 시공 회사를 결정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외무부와 상공부측이 정치 및 무역이라는 측면에서 발주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력히 펴고 최근 이러한 의견이 우세해「프라마통」에 돌아갈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원전을 둘러싼 대규모 국제상전은 이제 아무래도 「경제의 차원」을 떠난 것만은 분명하다. <신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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