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일 정책|로버트·스칼라피노(캘리포니아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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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아·태평양 지역에서의 4대 강국은 미국·소련·일본·중공을 들 수 있으며 인도·한국·「인도네시아」등 중간세력이 세력분포를 구성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경제문제와 더불어 정치적 전환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은 경제적 힘을 바탕으로 다각적인 외교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기본외교정책은 미국과의 긴밀한 관계유지와 태평양 국가들과의 결속 강구다. 또한 여타 국가들의 분쟁에 휩쓸리지 않는 2중 정책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일본으로 하여금 궁지에 몰리게끔 하고 있다. 즉 소련은 국제경제 악화, 특히 미국·일본간의 관계악화를 바라고 있다.
중공은 잠재적인 거대국가로서 심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미약하다. 중공은 세력확장을 위해 현대화 정책을 취하고 있으며 이 정책은 내부의 이념과 현대화 추진과정에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중공은 인접국가들에 이념보다는 민족주의를 주요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소련은「아시아」지역에서 이념보다 군사력을 앞세워 우위를 점하려 들고있으며「아프가니스탄」침공이후 여타 강대국들과 정면대결을 회피하고 있음에 따라 온건·강경 양면 정책을 취하고 있다.
최근의 아·태평양 지역의 정치균형은 소련에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미국은 국내문제와 함께 국제적 역할을 축소함에 따라「아시아」지역에서의 미국의 신용도에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으나 점차「아시아」지역에 영향력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아·태평양 지역의 세력균형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즉 소련의 등장은 다른 강대국의 연합체 구성을 유도할 것이다. 한국문제 등 주요문제가 해결되지 못할지 모르지만 강대국의 세력대결은 줄어드는 대신 지역분쟁은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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