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정신과의 찾는 환자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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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돈 문제로 정신과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플레」가 인간의 정신까지 병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맨해턴」의 가난한 한 작가는 병원비를 절약하기 위해 치료를 중단했다가 도리어 더비싼 치료비와 함께 병세만 악화시킨 꼴이 되었다.
「인플레」의 해독은 단순히 경제생활을 어렵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장래에 대한 불안감을 초장하고 인간의 자신감을 빼앗고 있다는 게 미국 심리학자들의 주장이다.
이같은 「인플레」오염속에서 돈문제로 정신과병원을 찾는 환자수가 종전의 5%에서 최근들어 10∼20%로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환자로 하여금 장래를 스스로 예측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치료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인플레」의 위세는 환자의 무능함만을 더 돋보여주고 있다.
「인폴레」병의 첫 증상은 우선 부부싸움이 잦은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예사로운 일도 비관적으로 생각하기 쉽고 남들과 경쟁하는 일이 두렵게 느껴지고 결국은 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다.
심지어 성적불만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따지고 보면 고민의 시작은 돈문제에서 발단된 것이 많다.
「샐러리맨」이 실직과 동시에 생각지도 않게 성기능마저 갑자기 감퇴되는 일이 바로 그런 예다. 물론 학자들간에는 가난한 사람이 정신적으로 오히려 더 건강할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비록 돈자체가 병을 일으키는 요인이 아니라 해도 최소한 병에 대한 저항력을 약화시키는 것만은 틀림없다.
정신과를 찾는 환자수는 실업율과 정비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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