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유병언 사체 옆에 있던 ‘꿈같은 사랑’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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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체가 발견된 가운데, 그의 옥중자서전도 함께 공개됐다.

경찰은 11일 오전 9시 순천 경찰서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 브리핑을 열고 “변사체와 검·경 수사로 확보한 유병언의 DNA가 해당 시신의 부검 내용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날 한 매체는 유병언의 유류품을 단독 입수해 공개했다.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 중에는 회색 가방이 발견됐고, 가방 안쪽에 옥중 자서전 ‘꿈같은 사랑’이 있었다.

‘꿈같은 사랑’은 유병언 전 회장이 오대양 사건으로 1991년부터 1994년까지 감옥생활을 하던 때에 쓴 기독교 책이다. 유병언은 감옥생활을 하던 중 신도들에게 편지글을 쓰기 시작했고, 신도들이 이 편지를 모아 2009년 책으로 발간했다.

‘꿈같은 사랑’은 성경구절을 엮어 많든 책이다. 유 전 회장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으며,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책 도입부에 “이제 이 땅 위에 고난과 은혜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하나님의 목적하시는 바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몸소 죽음을 겪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넓고 영원한 크신 사랑도 아울러 경험한 뒤, 그분의 말씀을 더듬어 찾아 나열해 본다”라고 소개했다.

유 전 회장은 이 책에서 자신의 호로 알려진 ‘아해’ 이전에 ‘아희’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이후 ‘꿈같은 사랑’은 한영대역본(2011년)과 개정증보판(2012년)으로 재출간됐다. 개정판에는 저자 실명을 밝혔다.

‘꿈같은 사랑’은 구원파의 대표 서적으로 설교집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구원파 신도들의 도움을 받아 2달 넘게 도피 생활을 했왔던 유 전 회장은 지난달 12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유 전 회장은 도피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메모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회장의 메모에는 자신이 음모에 빠졌다는 내용과 언론의 마녀사냥이 도를 넘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유 전 회장의 도피가 성공했다면 이 메모들은 신도들에 의해 추후 책으로 발간됐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21일 구원파 신도들은 “발견된 사체는 유 전 회장이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22일 경찰은 “사체는 유 전 회장이 맞다”고 밝혔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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