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호조·건축활기로 국내요인은 호전-국제경기변동·유가에 탄력대처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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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2월까지의 경제실적을 토대로 하여 볼 때 우리경제는 몇 가지 밝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들은 연초 예상되었던 어려움에 비하여 좀 나아진다는 이야기이지 완전히 우리경제가 정상을 되찾았다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며, 또 금년들어 취하여진 환율·금리 및 유가조정이 불과 두달사이에 경제전반에 파급되고 있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을 토대로 분석한 것이므로 여기에는 많은 가변요인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할 때 성급한 악
관을 하는것은 옳지 않다 하겠다.
실물측면에서 우선 상품수출은 2윌 말까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하여 25·7%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작년의 재작년에 대한 비율 15·4%에 비하여 보면 높은 증가수준이라 하겠다.
또 수출의 선행지표인 신용상(L/C)도 18·4%의 증가세로 회복되고있다. 작년 10월 이후 전년 같은 달에 비하여 오히려 감소되어 오던 L/C가 금년 1월 이후 증가세로 회복되고 있음은 앞으로 수출증가가 지속될 것을 예측케한다. 특히 금년 들어 윤출의 물량증가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작년에는 수출 물량이 오히려 감소되었었는데 금년은 2월까지 13·7%가 증가되었다.
이와 같은 수출물량의 증가는 수출부문의 산업활동을 활발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작년하반기 이후부터 나타나고 있는 임금 상승세의 둔화와 환율의 조정은 우리산업의 대외경쟁력을 올려주어 금년의 수출은 당초전망을 약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 하겠다.
한편 상품수입은 2월말까지 25%를 증가하였다.
이는 작년의 44·2%의 증가세에 비하여 훨씬 진정된 것이며 윤입허가서 (I/L) 발급도18·1%를 이루어 작년의 44·7% 증가세에 비하여 낮은 수준이다. 특히 원유를 제외한 일반수입은 1월말까지 1·5%밖에 증가되고 있지 않음을 본다면 일반 윤입 수요는 크게 둔화되었다. 이렇게 볼 때 연초에 걱정하였던 국제수지의 어려움은 좀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금년에는 국제적인 고금리추세에 따라 우리경제가 지불하여야 할 이자등의 부담이 큼에 따라 무역외수지의 적자가 당초 예상보다는 좀 커질 가능성이 있어 국제수지상의 경상수지 적자폭이 쉽게 줄어들 가능성은 적다하겠지만 수출이 호조를 이루고, 또 우리경제에 대한 대외신뢰도가 최근 제고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국제수지의 관리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건축허가면적이 많이 늘고있다. 이는 작년의 건축경기가 부진하였고 작년하반기 이후 상업용 건축규제를 해제한 이유 등이 있지만 15개 주요도시의 2월중의 건축허가면적은 상업용이 9·8배가 증가되었고 주거용이 40·6% 증가되었다.
한편 1월중의 산업생산은 1·5%가 증가되어 아직 저조한 상황에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산업활동은 작년4/4분기와 비슷한 수준이며, 제조업부문의 산업용 전력 판 보량도 1월중에 11·8%가 증가하여 작년 하반기를 상회하고 있음을 볼 때 산업활동이 더 이상 나빠지지는 않을 것 아닌가 생각한다.
통화측면에서 보면 2월말 현재 건실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총통화는 작년에 비하여 21·8%, 통화량은 17·6%, 화폐발행 액은 23·7%의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저축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저축성예금은 2월까지 1천4백71억원이 증가되었는데 작년 같은 기간의 2천4백60억원에 비하면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그러나 2월 한 달에 1천5백3억원이 증가되어 작년의 8백81억원에 비하여 배에 가까운 수준이며, 3월에도 계속 늘고있는 추세다.
단자, 사채등 제2금융권의 수신도 활발해지고 저축의 횡성에 있어서도 장기성 저축의 비중이 90·6%로 높아졌다.
이상 최근의 경기를 종합 판단하여 볼 때 아직은 불 확실 요인이 많이 있지만 생산·투자·소비등은 아직 저조하나 앞으로 일정수준의 재고가 감소하고 나면 생산활동은 증가될 것이 기대되고, 윤출 및 건축활동이 활발할 것이 예상되어 금년의 성장율은 당초 3%에 가 까 왔던 예상에서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렇게 될 경우 실업인구는 줄어들어 고용문제도 약간 완화될것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에게는 국내외의 불안 요인이 많이 있다. 안으로는 중화학공업지원 등의 자금 소요, 비료·양곡자금 등의 적자 등에 따른 통화관리의 어려움과 국민생활의 안정유지가 그것이고, 밖으로는 세계경기와 유가전망의 불투명이 그것이라 하겠다. 어쩌면 오늘의 변화 관보다는 내일의 상황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여가고자 하는 마음자세를 다같이 가다듬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이형구<기획원 정책조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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