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서 공연 『파우스트』에 동독여일열연, 극찬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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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앙겔리카·담뢰제」라는 17세의 나이 어린 동독여배우가 최근 「합부르크」극단과 함께 「괴테」의 『과우스트』 2부에서 열연, 「슈미트」 서독수상의 동독 방문이 좌절됨으로써 빚어진 양독간의 냉램한 정치기류에 훈풍을 던지고있다.
「담뢰제」의 서독무대진출은 동독으로서 단일극단의 해회공연이 아닌 개인적인 행동이라는데 서 우선 주목을 끈다. 공연도 중 그대로 서독에 망명할 수 있다는 우려를 춘채 과감히 개인여행을 허용한 동독당국의 배려가 관찰의 대상인 것이다.
그러나 서독에서 「담뢰제」에 대해 인기가 높은 것은 이 같은 정치적 의미와는 달리 그 자신 첫 배역인「헬레나」역에 그토록 완벽할 수가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여하간 「괴테」의 직장에서 무려 5년만에 선보인 「함부르크」극단의 『마우스트』2부는 문자 그대로의 대성공으로 표현된다.
무대가 막을 내리자 일부 연극인들은 이 무대를 마지막으로 「합부르크」극단을 떠나는 「보이·고베르트」감독이 직접 「메피스트」 역을 맡았고 또 그 후임인 「한스·홀만」감독이 처녀작답게 남다른 노력을 보였기 때문에 성공을 거둘 수가 있었다는 풀이-. 그러나 「요스트·놀테」 같은 연극비평가는 사회주의 동독에서 자라난「담뢰제」에게 「헬레나」역이 그토록 적역일수 없다는 견해. 다소 침울해 보이는 얼굴과 때로는 전관중석을 압도하는 남성 같은 연기가 결과적으로 볼 때 『파우스트』2부의 생명이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구에선 이번에 처음으로 알려진 「담뢰제」는 동백림극단 소속의 동독 1급 여배우-. 17세라는 나이와는 달리 그 동안「셰익스피어」「쉴러」의 연극을 통해 1급의 무대인으로 성장한 전 동구사회의 간판「스타」인 것이다.
『파우스트』 2부 이후 양독이 극단뿐 아니라 배우의 개별교환까지 수시로 하기로 협의한 것도「담뢰제」의 선물 공헌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이근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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