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댐」의 전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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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천만명의 식수 「탱크」인 팔당 「댐」이 준공 8개월만에 「2급」수원지로 전락했다. 이 것은 서울 근교의 구의 수원지나 뚝섬 수원지와 같은 수준이다.
1급 수원지의 한계치인 BOD 1PPM을 넘어 팔당 「댐」의 경우 「1.6」이나 되었다. 중공 무렵의 2배. 1년도 못되어 이처럼 더렵혀진 것이다.
BOD는 「생물 화학적 산소 요구량」(Biochemical Oxygen Demand).
물이 어느 정도 오염되어있는가를 보여주는 기준이다. 산소가 들어있는 공기를 좋아하는 「박테리아」가 보통 20도(C)에서 5일간 물 속의 유기물을 산화하고 분해시켜 정화하는데 요구되는 산소의 양으로 표시되다.
물이 오염되어 있으면 유기물이 많고, 그만큼 「박테리아」분해에 필요한 산소의 양도 늘어난다. 5PPM이상일 경우는 자정능력이 없어진다.
팔당 「댐」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이 오염속도로 보아 결코 안심은 할 수 없다. 상류인 남한강과 북한강 경인천의 공장 폐수와 농약 등이 문제인 것 같다.
하천의 정화는 하루 이틀에 될 일은 아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과 예산이 필요하다. 「런던」의 「템즈」강은 무려 30년이나 걸려 겨우 물고기를 맞아들였다. 물론 「템즈」강도 공장 폐수와 하수가 문제였다.
영국의회는 벌써 1946년에 하천 정화법을 제정 강물을 살리기 위한 자문과 충고·통제를 가해 왔었다. 영국의 공해관리는 지방자치로 환경단위를 설정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같은 강물이라도 종류에 따라 그 기준치가 다를 정도로 세심한 관리를 하고 있다.
최근엔 강 하나에 약6천만 「파운드」를 투입하는 경우도 있다. 6백억원 정도. 영국인의 공해방지 열의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는 예산을 탓하기 전에 할 일도 많은 것 같다.
행정적인 감시 소홀을 틈타 공해를 방치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최근 서울의 분뇨 수거 차가 한강 하류에 그대로 오물을 방류시키는 일이 있었다. 신문사진으로 보기에도 충격적인 광경이었다. 이것은 우선 「모럴」의 문제다. 제도나 예산을 탓하기보다는 그럴 수 있는 파렴치가 문제인 것이다.
이런 상황은 시민이나 기업체나 관리나 모두 비슷한 것 같다.
공해에 대한 죄의식 마저 희박한 것이다.
공해는 한두 사람도 아니고 집단의 생활환경을 위협하는 경우이고 보면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그것은 사회의 「모럴」은 물론 개인의 「모럴」과도 관계가 있다.
생명에의 의식이 있다면 공해의 상당한 원인을 스스로 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강을 살리는 일이야말로 공해 추방의 제 1장임을 모든 사람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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