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이면 전자책이 60만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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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책도 결국 음원 또는 영화와 같은 전철을 밟는 걸까. 미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무제한으로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다. 아마존은 18일(현지시간) 월 9.99 달러(약 1만원)에 60만 권이 넘는 아마존 보유 전자책과 2000여 편의 오디오북을 마음껏 읽고 들을 수 있는 ‘킨들 언리미티드(Kindle Unlimited·사진)’ 서비스를 공개했다. 이 서비스는 아마존의 전자책 전용 리더기인 킨들뿐 아니라 킨들 애플리케이션이 깔리는 애플·안드로이드·윈도용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은 30일 간 무료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로선 미국 내 독자만 이용할 수 있다.

 월 일정액의 사용료만 내면 컨텐트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서비스는 미국의 넷플릭스나 한국의 멜론과 유사하다. 넷플릭스는 월 7.99달러를 내면 영화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멜론 역시 월 6600원에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다.

 일단 소비자는 좋다. CD 한 장, 영화 한 편도 안되는 비용으로 음악·영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이번 서비스 역시 매달 책 한 권 값만 내고도 원없이 책을 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서비스가 독서량이 많은 소비자에게 인기가 있을 것이라며 ‘출판시장을 뒤흔들 수도 있는 조치’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책 시장인 미국의 올해 전자책 사용 인구는 7900만 명으로, 지난해(7200만 명)보다 9%가량 늘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콘텐트를 생산하는 이들과 기존 유통시장이다.

 미국의 온라인 미디어 IGN은 “출판사와 책 저자들은 이번 9.99달러 무제한 구독 서비스를 말하기 이전에 기존 전자책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아마존의 가격정책을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킨들 언리미티드 서비스는 아직은 제한적이다. 이번 9.99달러 정액제 서비스가 시작되더라도 대형 출판사 아셰트·하퍼콜린스 등의 책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최근까지 아셰트와 전자책 수익 배분을 둘러싸고 6개월 넘게 마찰을 빚고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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