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계 '빅 타이틀' 삼각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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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앨범을 1천 4백만장이나 판매한 젊은 록그룹 린킨 파크, 힘과 호소력을 갖춘 목소리로 전세계에서 1억 5천만장의 앨범을 판 셀린 디온, R&B 가수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브라이언 맥나이트.

팝계에서 내로라하는 빅 가수들의 새 음반이 요즘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나왔다. 록과 R&B, 팝· 록 발라드 등 장르는 각기 다르지만 저마다 분명한 색깔로 전세계 팬들을 사로잡아온 팝 스타들이어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눈길을 모은다.

◇ 린킨 파크 'Meteora'

2000년 말 데뷔 앨범 '잡종 이론'(Hybrid Theory)을 들고 나와 2001년 최고의 판매고를 기록한 6인조 밴드. 록과 랩, 팝을 융합해 만들어낸 강렬한 '하이브리드'('혼성' '잡종'이란 뜻) 사운드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이들 멤버 중 일렉트로니카 부분과 뮤직 비디오 감독을 맡은 DJ 조셉 한이 재미교포란 점도 화제가 된 부분.

기대가 유난히 컸기 때문일까. 이번 음반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변화가 있다, 없다 등 말도 많지만 '돈 스테이'(Don't Stay) , '섬 웨어 아이 빌롱' (Somewhere I Belong), '페인트'(Faint) 등에선 여전히 그들의 힘이 느껴진다는 게 중평. 미국에서는 빌보드 앨범.모던록 순위에서 2주째 1위를 지켜 일단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국내에서도 이미 5만장 가량 판매됐다.

문제는 완성도보다는 요즘 록 계의 분위기. 린킨 파크가 처음 등장했을 때에 비해 하드 코어 장르에 대한 열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어 이들이 이 분위기를 뛰어 넘어 1집의 인기를 재현할지 에 대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 셀린 디옹 'One Heart'

"전 지금 서른 다섯 살, 중심이 잘 잡힌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지금이 인생 최고의 순간인 것 같아요." 셀린 디옹의 이 말은 최근에 선보인 그녀의 앨범 '원 하트'(One Heart)가 담아낸 것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전반적으로 밝고 경쾌하기 때문이다.

이번 앨범은 그녀의 열 번째 영어 앨범으로 한시간이 채 되지 않는 러닝 타임이 특징. 첫 곡으로 수록된 '난 밤새 운전했네'(I Drove All Night)는 로이 오비슨의 곡으로 1989년 신디 로퍼가 불렀던 것을 리메이크했다. 이 노래는 셰어가 불렀던 '빌리브'(Believe)를 연상시키는 빠른 속도의 일렉트로니카 댄스 곡.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상쾌한 바람처럼 셀린 디옹 특유의 시원한 목소리가 주는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이밖에 '원 하트' (One Heart) , '네이키드'(Naked) , '리빌'(Reveal) 등 빠른 곡과 어쿠스틱 기타의 선율과 어우러진 발라드 곡 '스탠 바이 유어 사이드'(Stand By Your Side) 등 귀기울이게 하는 곡들이 배치돼 있다.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토니 브랙스턴 등 최근 팝의 디바들이 맞닥뜨린 위기를 셀린 디옹이 과연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

◇ 브라이언 맥나이트 'U-Turn'

노래뿐만 아니라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도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브라이언 맥나이트. 그동안 특유의 부드럽고 달콤한 멜로디로 국내서도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 음반은 음악 전문가들로부터 '100% 흑인 음반'이라 불릴 만큼 R&B와 힙합, 퓨전 재즈 등 다양한 흑인 음악 장르에 대한 그의 애정과 이를 소화해내는 특유의 재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첫 싱글인 '슈다 우다 쿠다'(Shoulda Woulda Coulda)에는 맥나이트 특유의 낭만적인 개성이 그대로 녹아 있고, 인기 래퍼 넬리와 함께 한 '올 나이트 롱'은 힙합, '포 더 레스트 오브 마이 라이프'(For The Rest Of My Life)는 완벽한 하모니의 아카펠라 곡이다.

그의 음반을 제대로 즐기려면 쉽게 들을 수 있는 발라드 곡에만 집착하는 대신 맥나이트가 소화해 낸 힙합과 재즈, 솔 등 다양한 흑인 음악을 하나 하나 맛보는 게 좋을 듯하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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