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매우, 아주, 몹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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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아주''몹시'는 모두 정도를 나타내지만 그 쓰임에는 차이가 있다.

① "그녀는 아름답다."

② "그녀는 매우 아름답다."

③ "그녀는 아주 아름답다."

④ "그녀는 '몹시' 아름답다."

문장 ①보다는 ②가, ②보다는 ③이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정도가 더하다. 문장 ④는 어색하다. ②나 ③처럼 써야 옳다.

'매우'는 '보통 정도보다 훨씬 더'의 뜻으로, '아주'보다는 절제된 표현이다. "일이 매우 급하다"처럼 쓰인다.

'아주'는 '보통 정도와 비교가 안되게 훨씬 더'를 의미하며, '매우'보다 정도가 더 지나침을 나타낸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적당한 운동은 건강에 아주 좋다"('매우'보다 더 강한 표현)처럼 쓰인다.

'몹시'는 '더할 수 없이 심하게'라는 뜻으로, 대체로 부정적인 정서를 나타낼 때 쓰인다. "나는 몹시 화가 났다"처럼 말이다.

다음 문장 ⑤⑥⑦은 모두 어색하다.

⑤ "한글은 '몹시'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다."(→매우)

⑥ "그는 이제 '매우' 갔다."(→아주) <이때의 '아주'는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완전히'의 뜻이다.>

⑦ "그는 아이들을 '아주' 나무랐다."(→몹시)

이라크 전쟁으로 국내외 경제 상황이 몹시 안 좋다. 경제 주체들은 매우 힘든 이 국면을 헤쳐나가기 위해 각오를 아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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