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말이 잘 어우러지게 가꾸겠다 | 김명인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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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삶과 말이 지극히 잘 어울리는 단순성-나는 80년대의 나의 시를 그렇게 가꾸고 싶다. 우리의 의식공간에 자리한 자유의 유보가 사라지고 외부의 억압으로부터 시가 담당할 수 있게 된다면, 완전히 자유롭게 그 언어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면 나는 진실과 개성의 참모습을 좀 더 확실하게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땅에서 살게되어 있는 나는 시를 통해 내 삶의 시종을, 내가 쌓는 시간의 상처를 이 고유한 언어의 힘으로, 사랑의 이름으로 더욱 다독거려 줄 것이다.
아, 시의 참모습을 만나 보았으면. 그 환희와 희망의 미래에 가 닿았으면.
「데뷔」 10년째가 되는 82년에는 창완·호승과 함께 3인 시집을 만들겠다. 이 시집에 실릴 수 있는 작품을 20여편만 정선해낼 수 있었으면. 80년대는 부화뇌동의 문단이 사라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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