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준위 오늘 출범 민간 부위원장 정종욱 전 대사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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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을 실현하는 전초기지가 될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가 15일 출범한다. 통일준비위원회 민간 부위원장으로 정종욱(인천대 중국학술원 원장) 전 주중대사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정 대사가 통일준비위원회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일준비위원회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정부와 민간에서 1명씩 부위원장을 선임한다. 정부 측 부위원장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임명될 예정이다. 류 장관이 남북 현안 등 실무적 역할을 담당하는 한 축이라면, 현 정부의 중장기적 통일비전 등을 정 전 대사가 지휘하게 된다. 정 전 대사는 서울대 교수를 지내다 김영삼 정부 때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을 맡았다. 1996년부터 98년까지는 주중대사를 지내며 황장엽 망명 사건을 처리했다. 최근에는 인천대 중국학술원 원장을 맡으며 한반도 안보환경과 통일문제를 연구해왔다.

 박 대통령은 신년사를 통해 ‘통일은 대박’이라 언급한 뒤 지난 2월 취임 1주년 담화를 통해 통일준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설치하기로 했다. 통일준비위원회는 통일의 기본 방향과 분야별 구체적인 준비 과제를 발굴·연구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기구로 박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을 실현하는 전초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세월호 참사 등으로 발족이 계속 늦춰졌다.

 드레스덴 구상이란 박 대통령이 독일 드레스덴 공대 연설을 통해 밝힌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말한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 간 공동 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 간 동질성 회복 조치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통일준비위원회에는 대통령과 2명의 부위원장 외에도 정부위원·민간위원·전문위원 등 70여 명이 참여하게 된다. 전문가 그룹으론 문정인 연세대 교수, 박명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라종일 전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통일준비위원회는 청와대의 계속되는 인사 잡음 끝에 출범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라는 점에서 보수와 진보, 여야 안배 등 대통합이라는 상징성을 가질 것인지 주목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통일준비위원회 발족을 발표한 후 준비해왔지만 그동안 여러 가지 사정으로 많이 늦어졌다”며 “통일준비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통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제고하고 통일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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