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특위위원장 김택수| "국민의 체온이 흐르는 헌법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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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번 개헌만은 결코 정치인들의 정치적 감각만으로 해서는 안됩니다. 국민적의지와 양식을 바탕으로 따뜻한 국민의 체온이 흐르는 헌법이 돼야합니다.』
3일부터 가동을 시작한 국회헌법개정심의특별위원회의 김택수위원장은『이번에 또다시 국민적 공감을 얻을수 없는 헌법을 만들게 된다면 국가적 불행을 자초하게 될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싫어서 이민을 가는게 아니라 한국을 위해 이민을 가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도록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이 동시에 담겨 질수있는 헌정의 복음이 마련돼야 할것』이라고 말한 김위윈장은『이번에 맡겨진 소임이야말로 나에게 주어진 일생일대의 과업으로 생각하고 전력을 다해보겠다』는 결의를 보였다.
―먼저 개정방향에 관한 의견은?
『나대로의 생각과 의견은 갖고 있지만 위원장의 입장에서 지금 당장 그것을 밝히기는 어렵다. 권력구조나 정부형태등 외형적 골격에 더 관심을 가진 사람도 있는 것 같으나 이보다는 그 내면에 담겨진 정신을 더 강조하고 싶다.
이미 상당부분에 있어서는 개정방향에 관해 국민적합의가 이뤄져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철학과 경륜을 총동원해 국민이 여망하는 진선진미한 방향으로 개정돼야할 것이다.
―개정과정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점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안정을 보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다. 남북이 분단된 우리의 현실아래선 정치적 안정이 사회적·경제적 안정의 요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치적안정을 기할 수있는 제도적 장치는 반드시 마련돼야 할 것이지만 어떤 형태의 장치가 되어야 하느냐의 문제는 앞으로 토론을 통해 집약될 것으로 기대한다.』
―위원장으로서 생각하는 적절한 특위의 심의시한은7
『너무 성급하게 서두르다보면 유누가 생길 것이고 무한정 끌다보면 국민의 기대를 저버릴 우려가 없지 않다.
가급적 빨리 작업을 마칠 생각이지만 시한보다는 충실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한두달 늦는게 문제가 아니라 내용의 충실도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여야 동수로 구성 된데다가 합의제운영이라는 특위의 성격때문에 운영에 많은 고충이 있을것으로 보이는데?
『오로지 국민적 양식을 바탕으로 의사진행을 해나가겠다. 과거 어느 특위 보다도 비능를적으로 운영될는지는 모르지만 인내를 갖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공청회를 자주 열겠다고 공언했는데―.
『정치인 뿐아니라 경제인·문학인등 각계인사의 의견을 모두 충분히 듣겠다. 원로들을초청해 의견을 듣기도 하고 내가 직접 찾아 다니며 자문도 구할 생각이다.
공청회도 서울뿐 아니라 도청소재지에서도 열어 중앙과 지방의 의견을 고루 반영시키도록 하겠다.
촌부들의 의견도 듣고 젊은 세대들과 대화기회도 가질 계획이다.』
8,9대 국회여당공천에서 탈락했던 김위원장은『타율에서 오는 부정과 배타보다는 자율에서 오는 긍정과 참여의 정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8년간의 재야생활을 통해 뼈져리게 느꼈다』며 불과 30년간의 짧은 헌정사에 7차례나 헌법을 개정한 명예스럽지 못한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도륵 해야겠다고 거듭 강조했다.<고흥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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