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정치 선동 용납 못해"|군은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되길 희망|불법시위와 난동은 일체불허|악덕경제사범 가차없이 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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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승화 계엄사령관은 8일 계엄군은 모든 불법시위와 난동을 불허하고 사회불안과 혼란을 조성하는 무분별한 정치선동파 공산주의자들을 이롭게 하는 일체의 경거망동을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사령관은 계엄업무수행방향을 밝히는 담화문을 통해 이같이 경고하고 모든 산업활동과 국민경제활동의 불편을 최대한 해소하는 한편 경제질서를 문란시키는 악덕경제사범을 엄단하고 명랑하고 건전한 사회질서의 확립과 민생안정을 도모키 위해 서민생활을 괴롭히는 모든 불법과 부조리를 철저히 색출,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사령관은『군은 이 같은 계엄업무를 효과적으로 완수하고 군 본연의 임무인 국토방위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담화문」 전문은 별항과 같다.

<담화문 전문>
친애하는 국민여러분!
본관은 계엄사령관으로서 지난달 26일 사태이후 국장기간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질서정연한 가운데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주신 국민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오늘 우리가 당면한 최대의 과제는 위대한 영도자를 잃은 슬픔과 허탈에서 깨어나, 지금 이 순간도 틈만 보이면 남침하려는 북한공산집단의 끊임없는 도전과 위협을 물리치고, 나라의 안전과 영화를 수호함으로써 우리 자신의 생존과 번영을 보강하는 일인 것입니다.
이러한 국가의 안전보장은 다른 모든 일에 우선해야 할 중대과제이기 때문에, 온 국민이 이 일에 대해서만은 무조건 단결하고 힘을 합쳐야만 하며, 국민의 단결과 국내안정을 해치는 어떠한 경거망동도 결코 용납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의 분열과 대립을 격화시키고 혼란과 무질서를 부채질하는 행위는, 이 시점에서 적을 이롭게 한다는 사실을 다함께 명심해야만 할 것입니다.
따라서 본관은 계엄사령관으로서 앞으로의 계엄업무 수행방향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자 하니, 국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협조있으시기를 간곡히 바라는 바입니다. 첫째, 우리 계엄군은, 우리나라가 법치국가임을 재확인하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모든 불법시위와 난동을 불허할 것이며 사회불안과 혼란을 조성하는 무분별한 정치선동은 물론, 특히 공산주의자들을 이롭게 하는 일체의 경거망동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중단없는 민족번영과 지속적인 국가경제발전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모든 산업활동과 국민경제활동의 불편을 최대한 해소하는 한편, 경제질서를 문란시키는 악덕경제사범은 가차없이 엄단할 것입니다.
세째, 명랑하고 건전한 사회질서의 확립과 민생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서민생활을 괴롭히는 모든 불법과 부조리를 철저히, 색출, 엄단할 것입니다.
본관은 거듭 오늘의 난국을 극복하는 길은 모든 분야에서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확신하며, 만약 우리사회에 혼란이 온다면 그 누구도 국민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온 국민이 깊이 명심하시고, 자중·자숙할줄아는 문화민족으로서의 슬기를 발휘하여 각자의 직분에 충실해 주시기를 바라며, 특히 모든 공직자들은 매사에 솔선수범함으로써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가일층 분발있기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끝으로 이 역사적인 시련의 때를 당하여, 우리군은 맡은바 계엄업무를 효과적으로 완수하고, 하루속히 군 본연의 임무인 국토방위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따라서 국민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 있으시기를 당부하는 바입니다.
1979년11월8일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정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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