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기회 달라" … 눈물의 팬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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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가 10일 “경영위기에 대해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는 10일 서울 상암독 사옥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동통신 3사의 출자전환 참여를 눈물로 호소했다. 이 대표는 “채권단이 제시한 출자전환 안을 이통사들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팬택의 존속을 위해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간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력으로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젠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경영정상화 방안이 제대로 진행돼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독자생존에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6월 16일자 B3면 참조>

 팬택이 생사의 기로에 선 만큼 이날 기자회견은 처연했다. 그는 “눈물로 호소한다”, “기회를 달라”, “사죄한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이 대표는 “마지막 순간까지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 번의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오늘의 고통을 반드시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팬택 회생의 칼자루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쥐고 있다. 팬택의 기업재무구조 개선(워크아웃)을 진행하고 있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채권 3000억원을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이통 3사가 가진 1800억원 규모의 채권도 출자전환해야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이에 부정적이다. 채권단이 출자전환 결정 여부 마감시한을 8일에서 14일로 늦췄지만 이통 3사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사실상 채권단의 요구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다.

 팬택의 이날 읍소에도 이통 3사는 뚜렷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국내외 휴대전화 제조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팬택이 회생할 것이라고 주주를 설득할 자신이 없다”고 전했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도 “현재로선 달라진 것은 없으며, 무거운 마음으로 계속 고민을 하고 있다”고 에둘러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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