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염첫날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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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비상계엄이 내려져 통금시간이 연장된 첫날 서울시내의 밤거리는 초저녁부터 사람통행이 눈에 띄게 줄어 약간 쌀쌀한 가을날씨와 함께 썰렁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시민들은 대부분 아침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표정으로 퇴근과 함께 귀가를 서둘러 때이른 귀가전쟁이 벌어졌으며 하오8시30분이 지나자 세종로·광화문·종로등 도심은 인적이 뜸한가운데 「헤드라이트」 를 켠 차량들만 왕래, 도시전체가 침묵속에 잠긴듯했다.
9시가 지나자 시내 곳곳의 「택시」 정류장에는 빈「택시」들이 20∼30대씩 줄지어 손님을 기다리는 기현상을 보였으나 장거리 승객은 태우지 않았고 신문판매대만이 유독 밤늦게까지 「뉴스」 에 궁금한 시민들로 붐볐다.
한 시민은 『도대체 어떻게된 영문인지 알수가 없다. 사건의 정확한 진상이 빨리 밝혀졌으면 좋겠다』면서 아침의 발표와 별다를것이 없는 신문뭉치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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