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상반기 펀드 평가] 국내 주식 부문 수익률 1위, 허남권 신영운용 부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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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재테크 종말 시대라지만 연 이율 2.5% 수준의 예·적금만 바라보고 있을 순 없다. 그렇다고 펀드가 대안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올 상반기 국내와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각각 -0.3%, -1.06%로 초라했다. 하지만 흙 속에도 진주는 있는 법. 시장이 어려운 와중에도 좋은 성과를 거둔 낸 펀드들이 있다.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 상황이 좋았던 채권 펀드 역시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가 있다.

국내 주식형에선 신영자산운용의 밸류 우선주 펀드(18.69%)가, 해외 주식형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디아 인프라 섹터 펀드(42.5%)가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국내 채권형 중엔 우리자산운용 코세프 10년 국고채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9.19%)가, 해외 채권형 중엔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신흥국 채권 펀드(10.22%)가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이들 펀드의 운용 총괄을 만나 수익을 낸 비결과 함께 하반기 전망을 들어봤다.

- 신영 밸류우선주 펀드가 국내주식형 중에서 상반기 수익률 1위(18.69%)를 했다.

 “펀드를 만든지 만 4년이 됐다. 우선주를 60% 이상 담고 있는데 3~4년 전 싸게 샀던 종목들이 지난해부터 오르면서 수익이 났다. 설정 후 한두해는 고전했지만 최근 2년 수익률은 78% 정도다. 벤치마크(7.7%)를 훨씬 넘어섰다.”

 - 최근 우선주 주가가 너무 오른 것 아닌가.

 “일부 종목은 가격이 많이 올랐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우선주는 보통주의 80% 수준까지 올라와 우리도 비중을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우선주 평균 주가가 보통주의 55% 밖에 안 된다. 선진국은 70~80% 수준이다. 보통주와 우선주의 차이는 딱 하나, 의결권 유무다. 개인들이 주식투자하면서 의결권 행사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나. 이런 상황에서 굳이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에 비싼 프리미엄을 지불할 필요가 있을까.”

 - 우선주 투자의 장점은.

 “배당금과 매매차익을 모두 얻을 수 있다. 나는 우선주가 채권보다 좋다고 생각한다. 채권 이자는 세금을 내지만 주식매매차익은 세금이 없으니 절세 면에서도 낫다. 기업이 예전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도 배당을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 것이라고 본다. 한국의 배당수익률은 아직 1% 정도에 불과하다. 우선주 투자로 예금금리 두세배의 수익은 충분히 낼 수 있다.”

 - 우선주를 고르는 기준이 있나.

 “세 가지다. 보통주와 괴리가 크거나▶배당수익률이 높거나▶불황업종의 일등기업을 담는다. 최근에는 가격이 싼 지주회사나 증권회사 주식을 담고 있다. 증권사들이 요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데 그게 나중에는 다 수익으로 돌아올 거다. 3년 뒤를 본다면 지금이 우선주를 살 때다.”

 - 신영자산운용에서 출시한 우선주 펀드가 많다. 운용전략이 모두 다른가.

 “고배당·밸류고배당·밸류우선주·프라임배당 펀드 등 총 네 개다. 기본적인 운용전략은 같지만 보유종목이 조금씩 다르다. 대형 우선주는 거래량이 많아 언제든 사고 팔 수 있지만 중소형 우선주는 주가가 빠질 때 팔기가 어렵다. 그래서 펀드마다 담는 종목을 달리 한다.”

 - 우선주 투자에서 주의할 점은.

 “우선주가 저평가 돼있긴 하지만 언제 오를지는 아무도 모른다. 된장을 담그듯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우선 좋은 콩(종목)을 골라야 하고 숙성기간도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3년 이상 갖고 있으면 50% 내외의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보는 종목에 투자한다. 그래서 급하게 쓸 돈은 투자하면 안 된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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