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줄인만큼 간접세부담 늘려|5인가족 한가구 평균 80만원 담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나라살림규모가 커지면 커지는 만큼 국민의 부담은 늘어나게 마련이다.
올해 본예산에 대해 28.9%증가하는 내년도 세입예산은 어떤 행태로든지 전부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된 것이고 그 대분분은 세금으로 거두어진다.
일반회계 총세입예산 중 국민이 직접 부담하는 내국세가 59·5%인 3조4백80억원, 방위세와 관세가 1조6천2백60억원으로 27.8%. 나머지는 4천2백50억원 (7.3%)의 전매익금과 1천1백34억원(2%)의 차관수입, 2천6억원(3.4%)의 세외수입으로 충당해서 모두 5조8천4백30억원의 예산재원을 마련하는 것으로 짜여졌다.
관세는 수입물품값에 얹혀서 소비자들에게, 전매익금은 담배를 피우는 국민들에게 부담이 돌아갈 것이다.
방위세는 내국세·관세·지방세에 가산 징수되는 것으로 65%를 내국세 28%는 관세분에서 거두고 나머지는 지방세에 얹어서 거두게 된다.
그러니까 국민의 조항부담을 따질 때 내국세에 관세 및 전매익금·지방세까지를 합쳐 계산해야한다. 수입과자를 사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인삼을 살땐 자기도 모르게 세금을 내고있기 때문이다.
내년도 지방세는 연말께나 규모가 확정될 예정이지만 일반회계에 세입해야 하는 방위세액을 계산하다보니 6천2백31억원이 되는 것으로 책정해놓고 있다.
그렇게보면 내년도에 국민 한사람이 물어야하는 순조세부담액은 12만8천70원, 여기에 관세와 전매익금을 모두 합친 총 조세부담은 6조1천5백21억원 규모로 1인당 16만1천60원 꼴이다.
5인가족을 기준으로 할때 나라살림을 위해 내는 세금은 한집평균 80만5천3백원인 셈이다.
금년도 본예산에 비해선 순조세부담액은 한 사람앞에 3만4친60원, 총조세부담은 3만5천6백3O원씩 늘어나는것이다.
부문별증가율온 내국세가 29.1%, 관세 17.2%, 방위세 54.5%, 전매익금 18.1%로 방위세증가율을 대폭 올린 것이 두드러진다.
내국세의 세목별로는 직접세가 25.1% 문접세는 31.3% 늘어나 간접세증가율이 더 높고 그중에서도 ▲특별소비세 43.3% ▲전화세 64.3% ▲주세 34.3% ▲법인세는 33.5%의 증가율로 책정했다.
소득세는 세율인하에 따른 경감으로 19%, 부가가치세는 경기의 불투명을 감안해서 25.2%의 비교적 낮은 증가율을 적용했다.,
그런데 올해 내국세가 당초 예상보다도 2천3백50억원 가량 더 걷힐 예정이어서 이러한 전망을 반영시킨 추갱예산안까지를 포함하면 내국세 증가율은 18.7%로 내려간다.
하지만 내년도에도 추갱예산안을 편성할 것이 거의 확실하므로 본 예산을 기준해서 산출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다면 올해보다 1인당 총조세부담에서 3만5천여원, 전체펑균으로는 30%이상 늘어나는국민담세는 적정한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소특세의 경감으로 근로자들에게 큰 혜택이나 베푼 것처럼 정부는 생색을 내고있지만 경감된 것은 문접세에서 벌충을 하기 때문에 부담은 매한가지다.
오히려 간접세는 여유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무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것이어서 물가인상효과를 가져오면서 직접세보다도 저소득층에 더 무거운 부담으로 나타날 것이다.
그 점 때문에 간접세의 비중이 커지는 것은 조세형간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것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해마다 근로자의 세부담 경감이란 선심을 쓰는 대신 간접세의 비중을 늘려왔다.
간접세의 비중은 76년에 58.4%이던 것이 금년에 61.2%, 내년엔 62%로 늘어나게 된다.
물론 고소득층과 사치성소비에 대해 중과한다는 입장에서 특별소비세와 주세의 증가율을 다른 세목보다도 더 높여 놓은 것은 나무랄 것이 못된다.
둘째는 내년도 경기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3O%의 세금증수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경기는 올해 하반기부터 침체가 뚜렷해졌고 내년에는 후퇴현상이 심화되리라고 보는 것이 공통된 견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인세를 33.5%, 부가가치세는 25.2%의 증가율을 매겨놓고 있다.
올해 세금이 당초 예산보다 9%가량 더 걷힐 전망이기 때문에 정부는 내년 세수도 낙관하고 있는 것 같은데 기본바탕이 다르다는 것을 주목해야한다.
올해는 대호황을 구가한 작년도의 소득분에 대한 세금이 이월징수된 것이 많을뿐더러 상반기까지도 호황이 유지됐었다.
정부는 내년도 세입예산을 짜면서 ▲경상성장율을 22.1% ▲조세부담율17·5% ▲관세는 수입을 2백37억「달러」, 실핵관세율을 6.77%를 전제로 했다.
조세부담을 17.5%는 올해보다는 0.2% 줄어든 것으로 되어있으나 6l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밖에도 조세체계가 「청능부담원칙」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방범비·오물세 등과 같이 세금성격의 부담이 많다는 정에서 내년세금부담은 더욱 뻐근하게 느껴질 것이다. 또 세금으로 낸 돈이 우리 실생활의 혜택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실감할 수 없어 더욱 그렇다.
마지막으로 중가율이 높아진 방위세·지방세·전보맹금을 어떻게 거둘지도 의문이다. 방위세는 금년보다 무려 54.5%, 추갱예산안에 비해선 35.5%나 늘어나게 되어있고 지방세도 38.5%나 많아진다.
전매익금은 끽연인구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도 아닌데 올해보다 18.1%나 증가 책정했다.
각종「코스트」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6백50억원의 순익을 더 올리겠다는 것이다.
담배값을 인상하지 않고서는 그 같은 순익증대는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가중되는 세금과 담배값의 인상 등을 각오해야될것 같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