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두 저『명찰편액순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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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일두씨라고 하면 검찰간부의 한 사람으로, 혹은 문인(수필)으로 아는 사람이 많겠지만 등산인으로서, 인간으로서의 그를 아는 사람은 그 다지 많지 않을 줄 안다.
그는 과묵하고 심중하면서도 범사에 선의적이요, 마음 깊숙이는 전통의 유운과 풍류아취를 간직하고있다.
이러한 그의 풍류아취가 결실하여 이번에 『명찰편액순력』이란 책자로 나타나게 되었다.
『산에 자주 오른다』는 머리말의 첫「센텐스」처럼 산을 향한 그의 꾸준한 정열은 결국 산사와 산사의 편액감상으로 연결되어 우리나라 고금명필을 한 책자속에 역어내게 된 것이다.
물론 이 속에 수록된 편액이 (우리나라 산사에 보유된 그것의 전부도 아니요, 또 수록된 편액의 필적이 다 명필이랄 수도 없지만 금생 고운(최치원)을 위시하여 현대의 소전 손재형에 이르기까지 무려 7O여명의 필적과 그 유래등이 기재되어 있다.
수록된 편액에서 백미가 아닐까 느낀 것은 대원군의 통도사 편액과 성당 김돈희의 청암사 편액, 그리고 성파 하동주의 영남누 편액등이다.
명필중의 명필인 추사의 편액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명필을 여기 수록된 편액을 통하여 재음미, 재평가해보는데도 좋은 기회가 될 줄 안다.
김동리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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